"러 돈줄 끊자" 美재무 강력 추진
내달 5일 유가상한제 적용 계획
우크라 "한계생산비 수준 낮춰야"
EU회원국간 의견 엇갈려 '변수'
러시아 나코드카 인근 석유 터미널에 유조선 블라디미르 아르세니예프호가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러시아 유가 상한선 책정에 합의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상한선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G7과 EU는 다음달 5일 러시아 유가상한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유가상한선 배럴당 60달러 저울질
보도에 따르면 G7과 EU는 이르면 23일 러시아 유가 상한선 수준을 정한다. 현재로선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배럴당 70달러에서 정해질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유가상한제는 당초 지난 가을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합의가 미뤄지면서 내달 5일을 적용 시점으로 잡았다. EU가 상한선에 합의하면 곧바로 G7도 같은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유가상한제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강력히 추진하는 계획으로, 러시아가 고유가 덕을 봐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해상 선박 보험과 수출입금융, 해운서비스 등을 자신들이 모두 장악하고 있어 러시아 유가상한제를 통한 러시아의 석유 판매 수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충분히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늦어도 다음달 5일 이전에는 합의가 이뤄져 한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은 경제제재에 나서 내달 5일부터 러시아 석유 해상운반 서비스를 금지한 바 있다. G7, EU, 호주 등은 러시아가 유가 급등 혜택 등을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 석유 수송에 동원되는 선박, 보험서비스, 수출입 금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늦어도 다음달 5일까지 합의해야
러시아 유가 상한선이 합의되면 상한선 밑으로 가격이 매겨진 러시아 석유 수출의 선박·금융 서비스는 가능해진다. 따라서 내달 5일까지 러시아 유가상한제가 합의가 되고 적용이 시작돼야 러시아 석유 수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 만약 이때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석유시장에 러시아 석유 공급이 일시에 끊겨 시장이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EU는 러시아 유가상한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기는 했지만 일부 문제를 놓고 회원국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상한제 가격이다. 폴란드,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상당수 회원국이 생산비보다 훨씬 낮은 유가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는 배럴당 20달러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도 한계 생산비 수준으로 상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경제보좌관인 올레그 유스텐코는 "배럴당 60달러, 65달러가 동맹국들의 관점에서 타당한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가능한 낮은 가격, 한계생산비 수준이 낫다"고 밝혔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그리스, 몰타, 키프로스 등 대규모 선단을 보유한 나라들이 아직 러시아 유가 상한제에 합의하지 않았다. 이들이 빠져나가면 유가상한제로 거둘 수 있는 효과는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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