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부산 바닷가에 또 아파트 들어서나…지역 시민단체 반발

기장 한국유리부지에 아파트 건설
협상안 통과에 시민단체 기자회견
"부산시의회 감시견제 기능 상실
공공기여협상제 문제 개선해야"

부산 바닷가에 또 아파트 들어서나…지역 시민단체 반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가 옛 한국유리부지 개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 기장군 옛 한국유리 부지에 2046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축한다는 공공기여 협상안이 부산시의회를 통과하자 지역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질타했다. 이들은 바닷가 해양경관 지역에 초고층 아파트 중심의 개발계획으로 부산이 또다시 난개발 도시로 전락했다고 맹비난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지난 22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한국유리부지 공공기여 협상(안)에 대한 시의회 의견청취안 통과는 시의회가 공공기여협상제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견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아름다운 바닷가 해양경관 지역에 초고층 아파트 중심의 개발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라고 23일 밝혔다.

지난 16일 부산시의회는 정례회를 열고 부산시가 제출한 '일광읍 구 한국유리부지 공공기여 협상(안)'에 대한 의견청취안을 조건부로 채택했다. 이로써 부산 기장군 일광읍 옛 한국유리 부지(면적 14만5000여㎡)에는 총 2046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숙박시설, 해양문화·관광시설, 친수공간 등이 추진된다.

해당 사업은 공공기여협상제 적용 대상지로, 앞서 부산시와 사업자 동일스위트는 2400억원 규모의 공공기여협상안을 타결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1800억원에 바닷가 해양경관지역에 아파트촌을 허용한 꼴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들은 "당초 공공기여금에서 약 600억원은 주변도로 확장비용으로 이는 민간 사업자가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에 당초 공공기여금이 1800억원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발이익 환수가 제대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공공기여금은 거품과 과대포장을 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이들은 "민간사업자와 부산시가 공공기여금을 갖고 시민과 시의회를 기만한 것에 대한 질타나 비판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면서 "해당 부지는 부산시 2030도시계획에 해양문화관광 거점지역으로 용도변경 시 동부산 발전전략상 해양관광과 관련된 개발로 할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결국 이번 시의회의 결정으로 천혜의 경관지역에 초고층 아파트 중심의 난개발을 허용한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들은 부산의 공공기여협상제 대상인 한진CY부지 등 대상지에서 모두 아파트 중심의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며 이 제도가 근본적으로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끝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공공기여를 핑계로 아파트 개발을 허용하는 방식의 현행 공공기여협상제가 갖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찾는 것"이라며 "공공기여협상제는 도시기본계획, 지역균형발전과 그 대상지가 성장거점지역으로서의 역할에 부합해야 한다. 부산시는 한국유리부지 사업계획이 여기에 충실한지 다시 한번 검토해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