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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승부가 불편한 中매체·블로거, 네티즌은 "잘 뛰었다"

- 한국의 꼼수라는 주제어가 인터넷 인기 검색어
- 동조하는 의견 많았지만, 한국 응원하거나 자국팀 비판 글도 상당수

한국 무승부가 불편한 中매체·블로거, 네티즌은 "잘 뛰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한국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와 0-0 무승부를 기록하자, 중국 인터넷엔 ‘한국의 꼼수’라는 단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 방식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 상당수는 경기는 정당했으며 오히려 자국 선수들을 조롱했다.

25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를 보면 한국팀의 샤오동주오(小动作)가 화제를 끌고 있다는 주제가 인기 검색어 11위에 올라와 있다. 이는 작은 동작이라는 뜻이지만 배후에서 몰래 하는 방해 언동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꼼수·잔꾀로도 해석 가능하다. 경기에선 반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중국이 트집을 잡는 것은 전날 치러진 경기 도중 양팀의 몸싸움 장면이다. 그러면서 한국이 선전했지만 이는 꼼수의 ‘공’이 컸다고 주장했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이나 쇼트트랙 경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꼼수나 반칙이 많았다는 취지다.

일부 중국 매체와 블로거는 자국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이런 주제가 차트 1위까지 치고 올라왔으며 월드컵 관람객은 불만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도 같은 글이 인기 검색어 9위에 걸렸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 글에 동조하는 네티즌들도 상당수 있었지만 한국팀의 경기력을 인정하는 댓글도 많았다. ‘어쨌든 한국이 잘 뛴 것 같다’, ‘이번 한국팀 축구는 큰 문제가 없고 한국 대표팀은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이 훨씬 깨끗했다’ 등으로 한국팀을 응원했다.

일부 네티즌은 오히려 중국의 현실을 비판했다.
중국이 14억명 이상의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겨우 5000만명의 한국팀에 대적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14억명 인구에 아시아 경기에도 못 나가면서 다른 사람을 비판한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다른 네티즌은 ‘경기는 봤느냐’ 혹은 ‘상대방을 다치게 하지 않는 한 몸싸움은 축구에서 흔하다’, ‘중국인은 그런 움직임만 보느냐’며 기사나 블로거, 웨이보 계정을 겨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