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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尹, 관저서 '친윤 4인방' 부부동반 만찬..비대위 보다 먼저 만나

尹대통령, 지난 23일 이전 친윤계 부부동반 만찬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부부 초청
차기 전당대회 교통정리 논의한 듯
이후 與 비대위 만찬한 尹, 기강잡기 포석


[단독]尹, 관저서 '친윤 4인방' 부부동반 만찬..비대위 보다 먼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와의 만찬 전인 지난 23일 이전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등 친윤석열계 핵심 4인방 의원들과 부부동반으로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의원들과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가지면서 관저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비대위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의 만찬 전에 친윤계 의원들을 만나, 일각에선 차기 당대표를 뽑을 전당대회에 대한 교통정리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친윤 핵심 의원들과의 부부동반 만찬 뒤 윤 대통령은 여당 비대위 및 지도부와 만찬을 가지면서,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여당 지도부를 상대로 기강잡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친윤 핵심들과 만찬…관저정치 본격화

27일 복수의 여권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주 권성동, 장제원, 이철규, 윤한홍 의원 부부를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대해 만찬을 가졌다.

이들 네명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 뒤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경선을 치를 당시부터 함께 했던 최측근인 친윤계 의원들로 평가받는다.

윤 대통령이 이들을 비공개로 관저에 초대한 것은 대선 경선과 본선, 인수위원회와 취임 뒤 6개월 여간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는 것 외에도 향후 현안을 긴밀하게 논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친윤계 의원들은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교통정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기 위해선 새 당대표와 윤 대통령간 원활한 협력이 필요한 만큼, 윤 대통령과 친윤계 의원들이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의원들이 관저에서 만난 것은 당권 교통정리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전당대회를 너무 늦추면 안 된다는 얘기도 나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당권 구도가 '친윤 대 비윤' 구도로 형성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후보군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책임있는 인사들의 경우 당권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가 이어지면서, 차기 전대를 비롯해 주요 정책을 놓고 여당과의 물밑 소통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편,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 여부에 대해 본지는 해당 의원들에게 확인을 요청했으나 확인을 거부했다.

예산안·국조 '한목소리' 힘싣기

친윤 핵심 의원들과의 만찬을 가진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비대위 지도부와도 만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만찬을 가진 것은 최근 해외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당 혼란 수습을 위해 역할을 한 비대위를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란 표면적 이유 외에도 내년도 예산안과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등 현안을 두고 단일대오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야당이 대통령실과 현안을 두고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현 정부의 국정동력을 위해 여당 지도부를 불러 국정동력에 힘을 실어달라는 차원에서의 회동이란 것이다.

자리에 참석했던 한 지도부는 "윤 대통령께서 현안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상황이 엄중하고 북한과 경제 문제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말고 정공법으로 가자고 하셨고 헌법 가치에 맞는 방향으로 가면 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을 두고 이견을 제시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좋게 말하자면 단합, 나쁘게 말하면 기강잡기"라며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성동 전 원내대표 체제 이후 직접 당을 챙기고 있다"며 총재정치에 비유했다.

결국 윤 대통령의 의중을 지도부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대통령이 여당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는 지적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나경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