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이 발견된 빌라 현관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인천의 한 빌라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일가족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생활고 등 34종의 위험 신호 중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1시 41분경 인천시 서구 당하동의 한 빌라 안 방에서 쓰러져 있는 10대 남학생 2명과 40대 부모 등 일가족 4명이 발견됐다.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은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확인했지만 학생 두 명은 이미 숨져있었다.
이들의 부모는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어 119 구급대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현재 뇌사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에는 불에 탄 가연물질과 자필로 쓴 유서 등 극단적 선택을 의심케 하는 흔적이 발견됐다. 이중 유서에는 장례식을 치르지 말고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 조사 결과 40대 부부는 확인된 별다른 직업 없이 빚이 있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해당 가구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위기의심가구로 지정되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기점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국가 지원을 못 받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구축해 위기의심가구를 발굴하고 있다.
단전, 단수, 건보료(건강보험료) 체납, 기초생활수급 탈락 및 중지, 금융 연체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빅데이터로 수집·분석해 복지 사각지대 가구를 예측해왔다.
해당 가구는 34종 위기 정보에 한 번도 해당되지 않았으며, 약 10년 전 이사 온 이후에도 복지 상담 등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해당 부부가 실제로 생활고를 겪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직업 유무와 채무 관계, 질병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숨진 두 학생의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돼 28일 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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