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강등은 문민정부 들어선 43년 만에 처음
사건 초동수사 부실 의혹을 받고 있는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31일 서울 서대문구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부실수사에 연루돼 별 하나인 준장에서 대령으로 1계급 강등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최근 국방부에 항고했다.
국방부는 전 실장을 1계급 강등하는 내용의 징계안을 지난 18일 의결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윤 대통령은 22일 이를 재가했다. 군인사법상 강등은 해당 계급에서 한 계급 낮추는 징계다.
이 징계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행정처분으로 전 실장은 바로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됐다.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된 것은 지난 1979년 12·12 사건 이후 문민정부 들어서 4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항고 결과를 언제까지 내놓아야 하는 지에 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전역 예정인 전 실장의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는 대령으로 전역해야 한다.
전 실장은 이 중사가 작년 3월 성추행 피해 신고 뒤 5월 극단적 선택에 이른 과정에서 불거진 군 사법당국의 초동 수사 부실 논란 관련 핵심 인물로 지목됐으나, 작년 10월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결과 발표에선 불기소 처분됐다.
그러나 올 5월 설치된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지난 9월13일 전 실장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면담강요 등) 혐의를 적용,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전 실장이 이 중사 사건 수사와 관련해 작년 7월 자신에게 사건 관련 보안 정보를 전달한 군무원 양모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부하 군검사에게 전화해 "영장이 잘못됐다"라고 추궁하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 실장 측은 특검 기소 당시 낸 입장문에서 "담당 군검사에게 전화한 내용은 '내가 군무원에게 지시한 사실이 없는데 왜 군무원에 대한 구속영장에 내가 지시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것인지' 물어본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갖고 위력을 행사했다고 한다면, 피의자가 검사나 재판부에 사실이 아니라고 항의하거나 변론하는 건 모두 죄가 된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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