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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인플레 하강 조짐(?)...격차 41년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져

[파이낸셜뉴스]
미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인플레 하강 조짐(?)...격차 41년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져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 폭이 41년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이는 일반적인 해석인 경기침체 전조가 아닌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 격차가 41년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장기 금리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단기 금리 기준물인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0.78%p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1981년 이후 41년만에 최대폭 역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이처럼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꾸준하게 벌어지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 이제 다른 해석을 내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안정을 찾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수익률 역전에 반영돼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수익률 역전, 경제 정상화 전조(?)

통상 장기 국채 수익률이 단기 국채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수익률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단기 금리가 장기적으로는 더 낮을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같은 장단기 수익률 역전은 그만큼 미래 경기가 좋지 않아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상당수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지금의 수익률 역전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리기 시작했다.

미 경제가 경기침체라는 재앙적 상황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인플레이션이 약화하고, 경제가 더 정상적인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자산운용사 컬럼비아쓰레드니들의 글로벌 채권부문 책임자 진 탄누조는 지금의 장단기 수익률 역전에 대해 "시장이 인플레이션이 하강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누조는 투자자들이 연준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궁극적으로 연준이 이번 인플레이션과 전쟁에서 승리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은 높은 단기 금리를 감수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수익률 역전, 지표 호전 속에 심화

이를 방증하듯 최근 수주일에 걸쳐 수익률 역전은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는 와중에 정도가 심화했다.

지난 여름까지는 장단기 수익률 격차가 0.5%p를 넘지 않았지만 11월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노동부가 10일 공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아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완화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장단기 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11월초 4.63%에서 28일에는 4.47%로 하락했다. 그렇지만 10년물 수익률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4.15%에서 3.70%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0.5%p 금리인상을 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지만 동시에 내년 후반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성공하고, 이에따라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 장기 국채 수익률을 단기 국채 수익률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뜨리면서 장단기 수익률 역전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한편 뉴욕증시는 시장의 무게 중심이 다시 연준으로 기울면서 고전하고 있다.

28일 연준 실세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시장의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진화에 나선 가운데 30일에는 제롬 파월 의장 연설이 예정돼 있다.

금리인하 기대가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주식시장은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