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옐런 재무장관, NYT 주최 컨퍼런스에서 가상자산 질문 받아
11월 FTX 파산 사태에 대해 "가상자산의 리먼 사태"
소비자 보호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관련 규제 나와야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열린 딜북 서밋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최근 거래소 파산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더욱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옐런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복합 컨퍼런스인 ‘딜북 서밋’에 참석했다. 옐런은 뉴욕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여러 질문에 답했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가상자산 업계는 확실히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나 지금까지 그러한 규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미국에서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가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했으며 같은달 28일에는 FTX와 밀접한 금전 관계를 맺었던 블록파이까지 파산했다. 블록파이는 고객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업체로 이미 파산 전에 FTX에서 막대한 자금을 빌린 상태였다. 가상자산 시세는 FTX 사태 이후 급락했고 또다른 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은 30일 발표에서 전 세계 직원 중 30%에 해당하는 11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옐런은 약 1년 전부터 의회에 보다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요구하는 등 가상자산 업계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FTX 사태를 언급하며 "가상자산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던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언급하며 FTX 파산이 “가상자산 업계의 ‘리먼 사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은 투자자, 특히 자신이 부담하는 위험의 수준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해를 끼칠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고 경고했다. 옐런은 해당 사건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 파산이 기성 금융권에 피해를 끼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옐런은 가상자산을 토대로 하는 금융 서비스가 기존 은행 체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며 가상자산 사용의 이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딜북 서밋에는 FTX의 파산 당시 최고경영자(CEO) 였던 샘 뱅크먼 프리드도 연사로 등록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민주당에 막대한 자금을 기부하며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다. 옐런은 자신이 이제까지 한번도 그를 만나본 적이 없다면서 “돈은 확실히 정치인과 입법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확실히 아주 좋은 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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