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A씨가 구매대행을 진행한 블로그. 현재 폐쇄된 상태다(좌). 커뮤니티에서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공유하고 있다(우). B씨 제공, 커뮤니티 캡처. 출처 연합뉴스
프랑스 명품 브랜드 패딩을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며 해외 구매대행을 자처한 일당이 수억 원 대의 돈을 받고 잠적해 논란이 되고 있다.
A씨는 지난 9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해외 명품 M 브랜드 패딩 구매대행을 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정가 300만 원 정도의 상품을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100만원에서 2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글이었다. 포털 검색을 통해 A씨의 블로그 게시물을 본 피해자들은 A씨의 계좌로 수백만 원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피해액은 상품 가격에 따라 최소 100만 원대에서 2벌 이상 구매한 경우 500만 원대 중반까지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을 받지 못한 구매자만 63명에 달하며 피해 금액은 2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상품의 경우 관세나 배송비, 복잡한 주문 절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외 구매대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에 '해외 구매대행'으로 검색되는 블로그 수만 2천800여 개다. 보통 구매대행을 하는 블로그 내 상품설명 게시글에 비밀댓글로 문의를 하면, 블로그 운영자가 입금 및 배송 상황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피해자들은 A씨의 블로그를 보고 의심 없이 돈을 송금했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B씨는 "전에도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어, 의심 없이 거래했다"며 "(A씨의 블로그) 게시물에는 '100% 정품' 등 상세 설명이 적혀 있었고, 댓글 개수도 많아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블로그에 사업자등록증과 연락처를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피해자들은 A씨가 지난달부터 “배송이 늦어진다”, “오배송됐다”라는 등 말을 바꿨다고 진술했다.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상품이 출고됐다며 가짜 송장 번호를 알려주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A씨는 지난달 22일 돌연 블로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피해자들은 명품 패션 커뮤니티를 통해 피해자를 모집하고, 단체 카톡 방을 만들어 피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된 피해자는 63명으로 이중 50여 명은 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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