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만점자 3명이 모두 이공계에서 나왔다. 만점자 3명은 재학생 2명, 재수생 1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과학탐구 영역을 선택했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시험 채점결과, 올해 수능은 '불수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학시험이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전년대비 평이했다. 영어는 상위권에게는 전년보다 쉬웠지만, 중위권 학생들에게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어는 쉽게, 수학은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능 이후 정시는 수학에서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문과생에 비해 수학점수가 높은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이과생들의 인문계열 학과 지원)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문·이과 통합수능이 실시되면서 '문과생 불리' 논란이 제기됐다.
수학영역의 경우 만점자 수는 전년(2702명, 0.63%) 대비 3분의 1로 줄어든 934명(0.22%)으로 집계됐다. 수학영역 만점자 수가 1천명을 밑돈 것은 2018학년도(수학 가형 165명, 수학 나형 362명) 이후 처음이어서 올해 수학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시험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학영역 1등급 컷은 133점으로 전년(137점) 대비 4점 하락했다.
지난해 '불수능'을 이끌었던 국어영역은 난이도가 낮아지며 만점자 수는 371명(0.08%)으로 전년(28명, 0.01%) 대비 크게 늘었다.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전년(149점) 대비 15점이나 하락했다.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7.83%(3만4830명)로, 상당히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년 수능(6.25%, 2만7천830명)보다 다소 늘었다. 다만, 2등급 비율은 18.67%, 3등급 비율은 21.75%로 각각 전년 대비 3∼4%p 하락해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탐구영역의 경우 1등급 컷은 사회탐구 65∼68점, 과학탐구 64∼68점, 직업탐구 67∼74점으로 나타났는데 사회탐구와 직업탐구의 등급 컷이 전년(사탐 63∼66점, 직탐 66∼70점) 대비 다소 상승했다.
선택과목별 등급 컷은 사회탐구의 경우 윤리와 사상, 경제(각 68점)가 가장 높았고, 과학탐구의 경우 화학Ⅰ(68점)이 가장 높았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영역 1등급 비율은 28.88%(12만9273명)로 전년(37.57%)보다 9%p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제2외국어·한문영역의 경우 원점수 45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러시아어Ⅰ 2.09%, 아랍어Ⅰ은 2.16%인데 비해 중국어Ⅰ은 11.33%로 과목별 격차가 컸다.
재학생과 재수생(졸업생) 간 비교에선 재수생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평가원에 따르면 졸업생의 수학 표준점수 평균은 109.1점, 재학생은 96.8점으로 12.3점 차이가 났다. 국어에서도 졸업생은 109.7점을, 재학생은 96.5점을 기록, 13.2점의 차이를 보였다.
성별 국어·수학성적의 경우 국어에선 여학생이 강세를, 수학에선 남학생이 우위를 보였다. 국어 성별 표준점수 평균은 여학생이 100.9점, 남학생이 99.2점을, 수학은 남학생이 103점, 여학생이 96.8명을 기록했다.
올해 수능에는 50만8030명이 원서를 내 88.1%인 44만7669명이 응시했다. 응시자 기준으로 전년 대비 469명 줄어든 규모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9일 교부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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