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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회장·한앤코 주식양도 소송 2심...'소송 지연' 놓고 신경전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한앤코 주식양도 소송 2심...'소송 지연' 놓고 신경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계약대로 주식을 양도하라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소송 2심에서도 양측이 '소송 지연'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고법 민사16부(차문호·이양희·김경희 부장판사)는 8일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항소심 첫 변론을 열었다.

홍 회장 측은 이날 "소송대리인 선임이 늦어지면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1심 판결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주장과 관련해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한 만큼, 다음 기일까지 항소이유서를 정리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측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소송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변론을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절차 진행에 관해 서로 간 다툼이 있는데, 양측 입장이 이해는 된다"면서도 "(피고 측에)이번 기일 전까지 최대한 항소이유서를 정리해서 내주기를 요구한 것인데, 그런 부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이날 변론을 종결하지 않고 홍 회장 측에 올해 말까지 항소이유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회장은 지난해 4월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로 남양유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한앤컴퍼니에 자신과 가족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주당 82만원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임시주주총회날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고 사전 통보 없이 주총을 연기하는 등 주식을 넘기지 않자,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 측은 소송에서 한앤코 측이 SPA 체결 직전까지 백미당을 포함한 남양유업의 외식사업부를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계속해서 논의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계약이 무효라는 주장을 폈다. 또 당시 소송 대리를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홍 회장 가족뿐 아니라 거래 상대방인 한앤코 대리까지 '쌍방대리'를 맡은 것도 문제 삼았다.

1심은 "양측의 주식 매매 계약 효력이 유지된다"며 한앤코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백미당 매각 제외' 등과 관련한 규정이 주식 매매계약서에는 존재하지 않고,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홍 회장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에 그쳤다고 판단했다.

홍 회장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12일 열린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