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파산한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SBF)가 FTX 성장에 스탠퍼드대 법대 교수인 부모 덕을 많이 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진은 로이터가 7월 5일 입수한 SBF 사진. 로이터연합
파산한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급격한 성장에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BF)의 명성 높은 부모 후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가 부모 찬스를 써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린 뒤 돈을 끌어 모아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나섰고, 결국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이하 현지시간) SBF가 늘 다른 암호화폐 기업인들과는 달라 보였다면서 그 이유가 바로 그의 부모 후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양친은 모두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 법대 교수다.
부모의 명성이 SBF의 암호화폐 제국 성장에 상당한 동력이 됐을 것으로 의심된다. 특히 아버지 뱅크먼은 아들이 FTX를 만들어 성장시킬 때 함께 했고, 이때문에 암호화폐 산업에 부정적인 이들도 SBF 부모가 참여한 FTX에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조셉 뱅크먼은 FTX가 파산하기 직전까지 FTX에서 급여를 받은 직원이었다.
그러나 FTX가 파산한 뒤에는 회사를 떠났다.
소식통에 따르면 부모는 현재 FTX 직원이 아닌 부모 자격으로 SBF의 변호를 맡고 있다.
FTX가 파산하기 전까지 SBF 부모의 후광은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뱅크먼은 1년 가까이 공식적으로 회사에서 일했다. SBF가 워싱턴 정책 담당자들을 만날 때 자리를 함께 했고,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주요 투자자를 SBF에게 연결시켜주기도 했다.
애초에 부모는 FTX와 일정 정도 거리를 두려했다. 아들에게는 뒤에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으니 언론 노출도 줄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아들이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아들을 돕기로 결정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스탠퍼드 법대 학장을 지낸 오랜 지인 래리 크레이머는 이들 부모가 아들을 보호하려 했지만 아들은 그러지 않았다면서 결국 아들과 맞서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8월 FTX 팟캐스트에서 뱅크먼은 자신이 지난 1년간 FTX 자선재단에 점점 더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아들의 요청으로 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뱅크먼은 SBF가 2017년 자신의 암호화폐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를 설립할 때 그를 도왔고, 나중에는 FTX에서 주로 자선재단 부문을 관장하면서 11개월 동안 급여를 받았다.
한편 어머니 바버라 프리드는 공식적으로 FTX와 연관을 맺지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남편과 함께 아들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
부부는 스탠퍼드 법대에서 강의를 하면서 만나 결혼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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