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드릴 말씀 없다"..野 "그 형에 그 동생"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전면 부정하면서까지 이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가 아닌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당사자를 참석시킨 것처럼, 경찰 인사권을 쥔 행안부 장관을 그대로 둬서 특수본 수사도, 국정조사도 '성역과 예외를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직도 검찰 출신의 정체성을 벗지 못한 윤 대통령이 기껏 꺼내든 방어막이라는 게, '법적 책임을 우선 규명하자는 논리'"라며 "이는 158명의 생명이 참혹하게 희생된 상황에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재난·안전 관리 주무장관을 형사적 책임과는 별개로 정치도의적 책임을 우선 물어달라는 너무나 상식적 요구마저 전면 거부하겠다는 독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등 그간 대형 참사 후 진상 규명 전에 국무총리나 장관들이 바로 사의를 표명하고 사퇴했던 것은 모두 틀린 일이냐"며 "이태원 참사 이후 윤 대통령은 법의 잣대를 들이대자면서도 정작 철저한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없고, 이 장관을 지키려고 시종일관 무죄 추정의 원칙만 앞세우고 있는 꼴"이라고 했다.
또 그는 "'그 형에 그 동생' 답게 당사자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역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한다"며 "누가 봐도 사퇴할 사유가 차고 넘치지만, 대통령이 지켜주니 사죄도 인정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즉각 국민 뜻을 받들어 국회 해임건의안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상민 장관은 이제라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만이, 유가족과 국민 앞에 최소한의 사죄라도 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해임건의안을 당연히 수용하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 원칙이자 헌법 정신"이라면서도 "해임건의안에 대해 대통령이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면 대통령이 수용할 건지 거부할 건지 직접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의 직접 답변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강득구 의원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은 기다렸다는 듯 국정조사 보이콧으로 응수하고, 예산안을 볼모로 집권세력의 마지막 책임마저 걷어찼다"며 "오히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정권 위기를 자초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주 의원도 "대통령은 제 식구 감싸기 위해 양심을 버렸고 장관은 자리보존을 위해 양심을 버렸다"며 "그야말로 노(No)양심 대통령, 노양심 장관, 노양심 정부, 노양심 여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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