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에 막말로 논란이 된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13일 오후 창원시의회에서 열린 제120회 창원시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유가족에 공개사과하고 있다.(창원시의회 본회의 생중계 캡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58명이 숨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막말을 쏟아낸 경남 창원시의원에게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해당 의원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부적절한 태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미나(53·비례) 창원시의원은 13일 오후 열린 제120회 시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창원시의회 의원으로서 공인 신분임에도 부적절한 글을 개인 SNS에 올렸다"며 "잘못된 글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을 시민 여러분들, 유가족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깊이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크게 반성하고 더 성실히 봉사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창원=뉴시스] 김미나 창원특례시의원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최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두고 "#나라구하다_죽었냐" 등 막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 족속들"이라는 글도 올렸다.
지난달 말에는 방송사 인터뷰에 나온 한 유족의 발언을 두고 "지 XX를 두 번 죽이는 무지몽매한 XX"라며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이라고 썼다.
이런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김 의원을 향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지만 김 의원은 공개 사과를 불과 3시간 앞둔 이날 낮 12시 50분께도 "참나…개인 SNS 글이 이렇게 파장이 클 일인가?" 등의 글을 올리며 반성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창원=뉴시스] 김미나 창원특례시의원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또 본회의장 사과 이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도 무성의한 말투로 "이런 일은 또 처음이네"라며 "제가 공인인줄을 깜빡했네요. 공인(인줄) 인식을 못하고 해서 죄송하다구요"라고 말하는 등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이날 김 의원을 도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경남도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 중앙당과 상황을 공유하고 있고 창원이 경남지역 지방의원인 만큼 도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향후 윤리위 회의 일정 등은 추후 결정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에 회부될 경우 본인 소명을 거쳐 징계 없이 마무리되거나 징계(경고→당원권 정지→탈당 권고→제명)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창원시의회도 이날 의원 일동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창원시의원의 적절하지 못한 표현과 관련해 이태원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분들께 큰 고통을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의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창원시의회는 이번 일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무한히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의원들이 공인으로서 언행에 더 신중히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도 사과했다. 김 의장은 "창원시의회를 대표해 소속 시의원이 과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시민과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잘 챙겨서 심려를 끼쳐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저질스럽고 참담하다.
시의원 입에서 나온 망언이라는 사실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며 유족들에 대한 공식 사죄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김 의원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며 국힘 경남도당이 책임에 걸맞은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의원 신분을 망각했다면 이번 일을 기회로 의원직을 내려놓기를 권한다"며 "국힘이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이들을 단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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