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라임펀드 관련 리스크도 해소해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fnDB
[파이낸셜뉴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손 회장의 연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라임펀드 관련 리스크도 해소해야 한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이어 교체되고 있다는 점도 손 회장에게 부담이다. 전방위적 압박에도 손 회장이 연내 거취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15일 대법원은 손 회장 등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문책 경고 등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징계처분을 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과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 위반을 구별해야 한다"면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한 이상 내부통제 기준을 일부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5일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문책 경고를 받자 징계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 3월 9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지난 금감원의 중징계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도 냈다.
이번 대법원판결이 중요했던 이유는 손 회장의 연임 때문이다. 최종 승소가 확정돼야 연임 자격이 생겨서다.
하지만 중간에 변수가 생겼다. 지난 9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가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내리면서다. 손 회장이 연임 자격을 얻으려면 라임 건으로도 DLF 때와 유사한 절차를 거쳐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
손 회장은 운신 폭이 좁아진 만큼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 이후 장고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손 회장의 거취가 올해 안에 정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오는 16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지만 손 회장의 거취를 결정하기 위한 자리는 아닌 만큼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금융지주 회장들이 최근 줄줄이 교체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혔고,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에 차기 회장 자리를 내줬다.
한편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내부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 소집일 30일 전까지 열어야 한다. 보통 3월 초에 주총을 소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추위 개시까지 2달여가 남은 셈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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