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초일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15. dahora83@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이태원 참사 생존 고등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본인이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 생각이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참사 생존자의 극단 선택과 관련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라고 밝힌 뒤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이어 "보건복지부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치료를 받았던 것 같고 지원센터에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제기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치료를 받고 싶어하고 의사가 필요하다 생각하면 정부로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도와야 한다. 이런 생각을 아주 철저하게 가지고 있다"면서 "경비 문제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치료할 수 없다든지 그런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생존자 지원은 충분하지만 희생자의 의지가 약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에 야권은 한 총리의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한 10·29 참사 생존자에 대한 발언은 파렴치하다"며 "스스로 생명까지 포기하기까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이수진 대변인은 "종합지원센터의 빈약한 트라우마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제기했어야한다는 말로 정부 지원체제의 잘못을 피할 수는 없다"며 "그런데도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정부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 한 총리의 발언은 참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몰염치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주도의 영정도, 위패도 없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태도는 뻔뻔하다"며 "누가 158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도록 방치했냐. 바로 정부이다. 그런데도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지금도 수많은 생존자와 유가족이 비극적 참사에 힘겨워 하고 있다"며 "정부는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 치료 지원은 물론이고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의당도 이정미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간실격 수준의 발언으로 유족들과 생존자들, 그리고 국민을 괴롭히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총리가 이태원 참사 생존 학생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본인이 좀 더 굳건해야 했다', '치료 생각이 강했어야 했다'는 충격적인 망언을 쏟아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참사 생존자 청소년의 부모님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이 세상을 등지기 전 온라인 상의 망언들 때문에 고통받았다'고 했다. SNS상에 떠도는 악성 댓글들은 한 총리와 정부·여당의 망언들이 키운 괴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한 총리가 나서서 이 청소년의 죽음이 본인 탓이라며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 등까지 떠미는데 활개치는 악성댓글에 날개 달아주는 꼴"이라며 "참으로 자격 없다. 더 이상 지켜보기도, 견디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외신기자들 앞에 이태원참사를 농담거리로 받아치던 그 모습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
이제 그만 하실 때가 됐다. 내려오라"며 "끝끝내 책임을 회피하고 버티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망언 제조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또한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한편 총리실은 "한 총리의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한 총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해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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