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요구불통장→입출금통장, 잔고→잔액, 나머지 금액. 어려운 금융용어를 쉽게 풀어쓰기 위한 은행권 움직임이 활발하다. 알기 쉬운 용어가 금융소비자 보호 영역과 맞닿아 있다고 판단해서다.
신한은행은 고객경험혁신센터에서 직접 쉬운 용어를 챙기고 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고객과 직접 맞닿는 애플리케이션(앱) 디지털 사용자 경험·환경(UX/UI) 언어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 한자어로 이뤄져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 금융 용어를 순화하기 위한 작업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4월 고객 경험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고객들의 금융에 대한 사용 경험 측면에서 금융 용어에 접근하고 있다. 기존의 복잡한 금융 용어를 고객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쉬운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고객 경험 혁신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내부 공모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어려운 한자어를 친숙한 단어로 교체했다. 가령 '만기 도래 통지'를 '상품 만기 알림 신청' 등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불가' 등의 부정적 단어 대신 '필요'라는 긍정적 의미의 단어로 입혔다.
또 앱에는 금융 용어 백과사전을 탑재했다. 백과사전엔 예금과 적금 등 금융상품 용어부터 청약철회권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권리,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용어까지 200여개의 금융용어가 설명돼 있다.
쏟아지는 디지털 신조어는 물론 디지털 용어와 더불어 고객 친화적인 환경 개선 노력도 병행 중이다.
우선 디지털 데스크나 스마트 키오스크 등 디지털기기에 이름을 붙이고 있다. 예를 들어 카드 업무를 주로 하는 키오스크는 카드 전용, 통장과 카드 업무 병행이 가능한 키오스크는 통장·카드라고 네이밍을 부착해 고객이 쉽게 업무가 가능한 디지털기기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나원큐 UX 라이팅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한자어나 전문금융용어를 원래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쉬운 표현으로 바꿔 쓰며, 모든 사용자가 디지털 금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명사 앞에 붙은 기(旣)는 국립국어원에서 풀어 쓸 것을 권장하는 한자어로 '이미 ~한', '기존' 등으로 쓴다.
어려운 한자어나 우리말로 순화할 수 있는 한자어는 쉬운 우리말로 쓰고, 영어·한자 단독 표기는 지양한다. 가령 기지급액은 이미 받은 금액, 익월, 익일은 다음 달, 다음날로 순화했다.
농협은행도 고객 상담 시 활용하는 태블릿 등에 쉬운 말을 적용하고 있다. '중도상환' 대신 '중간에 이자를 갚으면'이라고 풀어 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단계"라며 "계속적으로 문구를 추가 할 계획"이라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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