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틴조선 서울'이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3종
연말을 앞두고 소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겨울을 맞아 명품 패딩이나, 수십만원대 케이크 등 고가의 제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연말까지 호텔 뷔페나 고급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성비'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가 이어지면서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늘었다.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25만원 호텔 케이크 예약에 전화 수십통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호텔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프리미엄 케이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만~8만원대였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올해 13만~25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전반적으로 가격이 2~3배 올랐다.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손에 넣기 위해 수십, 수백통의 전화도 마다하지 않는다. 직장인 A씨는 "예약하려고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된다"며 "구하려는 분들은 300통째 전화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겨울을 맞아 고가의 명품 패딩도 인기다.
직장인 B씨는 "패딩을 보기위해 백화점 오픈 시간에 갔는데 몽클레어에서는 이미 대기가 있었다"며 "1시간 넘게 다른 곳을 둘러본 뒤에야 겨우 구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샤넬 등 명품 매장엔 대기 고객이 잇따르고, 매장에선 원하는 제품이 없어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고물가에 '가성비' 찾는 소비자도 급증
다른 한편에선 가성비족도 늘어나고 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경우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케이크에 시선이 몰린다. 1만원대 대형마트 케이크는 시중 베이커리보다 2~3배가량 저렴한 데다 호텔 케이크에 비해서는 최대 10배이상 저렴하다. 편의점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1∼2인용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로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가격에 민감해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C씨는 "매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구매하는데, 올해는 일반 빵집에서도 죄다 가격을 올린 것 같다"며 "다 먹지도 못할 것 같고 기분만 내기 위해 저렴한 케이크를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씨는 "나만 빼고 다들 부자인 것 같다"며 "나같은 경우 전세대출 이자가 7%를 넘겨서 값비싼 케이크는 꿈도 못꾼다"고 했다.
소비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고공행진으로 중간 가격대의 소비는 사라지고 초고가 또는 초저가의 상품이 팔리고 있다"며 "갈수록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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