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를 20일 단행했다. 승진자 5명중 3명이 비(非)경찰대 출신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언해 온 '비경찰대 출신 우대, 경찰대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과 조지호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장을 경찰 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으로 승진시켰다. 김순호 국장은 경장 경력경쟁채용으로 입직한 비경찰대 출신이다. 김 국장은 올해 6월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지 6개월만에 다시 승진에 이름을 올렸다. 조 국장은 경찰대 6기 출신이다.
치안감 승진인사에 이름을 올린 3명 중 2명도 비경찰대 출신이었다. 한창훈 서울청 교통지도부장은 경찰간부 후보 45기, 최현석 대전경찰청 수사부장은 경정특채(사법시험 44회)다. 김병우 서울경찰청 경찰관리관은 경찰대 8기다.
치안정감·치안감 인사에서 비경찰대가 과반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연말 치안정감 인사에선 경찰대와 비경찰대 출신이 각각 1명씩 승진했지만, 치안감 승진자 3명은 모두 경찰대 출신이었다.
윤석열 정부 이후 비경찰대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취임 후 경무관 승진자 중 순경 등 일반 출신을 현행 3.6%에서 20%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의 개혁안을 내놓은 바 있다.
향후 있을 경무관·총경 인사에서도 비경찰대의 승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행안부가 발표한 '경찰 조직·인사제도 개선 방안'에서도 이번 인사부터 경무관 승진자 중 순경 출신의 비율을 높인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윤희근 경찰청장은 "올해 (경무관) 승진 정원의 20% 정도를 일반 순경 출신으로 채우려고 목표한다"며 "궁극적으로 수년 후에 구성원의 20%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