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한 병원의 재난지원의료차량(닥터카)이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그의 남편을 태우고 가느라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 의원이 20일 국정조사특별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신현영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저로 인해 10·29 이태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국조특위 위원 사의를 표명했다.
신 의원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사람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돼야 한다"며 "저의 합류로 인해 재난 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재난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하던 명지병원 DMAT(재난의료지원팀) 닥터카를 타고 현장에 합류했다. 이를 두고 신 의원의 탑승으로 현장 도착 시간이 지연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해당 닥터카에는 구강외과 전문의인 신 의원의 남편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장에 도착한 신 의원은 15분간 머물다 보건복지부 장관 관용차를 함께 타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이 국조특위 위원직에서 물러났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신 의원 고발 여부에 대해 "본인이 (국조특위 위원을) 사퇴했지만 고발 여부까지는 당내 의사결정을 못했다"라며 "출동하는데 본인을 태워가라고 해서 늦어진 게 있다면 의료법 위반 규정 있다고 본다. 신 의원이 요구해서 탄 것인지 신 의원 요구로 의사가 타지 않은 채 온 것인지 함께 파악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에서 "국조특위 위원 사퇴로 마무리될 일이 아니다"며 "이번 사건은 신 의원 본인의 정치쇼를 위해 재난의료원팀(DMAT)을 사적으로 이용한 사상 최악의 갑질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즉시 명지병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DMAT 차량에 신 의원이 탑승한 경위와 시간별 이동 동선, 재난 응급 의료비상 대응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낱낱이 조사하고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및 형사 처벌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주장을 '저열한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참사 당시 사람을 살리려는 노력이라도 한 의사 한 명을 공격하기 위해 어떻게든 정부 책임을 회피하고 외면하고 감싸기에 급급했던 집권 여당이 과연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신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조특위 자리에 오영환 의원을 내정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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