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12월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 합의인 JCPOA 복원 로드맵 마련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인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재협상이 무산됐다고 발언한 사실이 밝혀졌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지난달 4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의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이란 핵협정에 대한 시민들의 질문에 “죽었다”라고 답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며 백악관도 JCPOA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동영상에서 이란 국기 색깔의 머리띠를 두른 시민들이 “JCPOA가 죽었다고 발표할 것이냐? 발표하시지 않겠냐?”라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고개를 흔들며 “죽었으나 우리는 발표하지 않게다. 오래된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여성이 “우리는 물라(이슬람 성직자)들과의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자 바이든은 “나도 그들이 여러분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핵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는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비공식 대화에서 여러 차례 실언을 했던 사실을 제기했다.
동영상에 대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일관성이 있으며 JCPOA는 현재 미국의 우선 과제가 아니어서 조만간 합의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영상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가지 않으나 조사를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이란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러시아, 중국과 핵개발을 제한하는 대가로 원유 수출을 재개하도록 제재를 완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JCPOA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JCPOA가 이란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는 등 최악의 협정이라며 탈퇴를 선언하며 다시 제재를 실시했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지난해 4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복원을 위한 재협상에 시작했으나 진전이 없으며 이란 정부가 지난 9월부터 확산된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에 무인항공기(드론)을 공급하는 것에 미국 정부는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롭 말리 미국 협상 대표가 밝힌 바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란 핵협정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믿고 있음을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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