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와 부동산 관련 세목 전반적 악화
- 차량 취득세는 전년동월대비 -42.6%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부동산 세수가 동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 소비의 버팀목이었던 자동차 판매마저 호황이 꺾여 차량 취득세도 급감했다. 다만 이 같은 내수 부진에도 수입품에 붙는 세금 수입이 늘어나 전체 재정수입은 4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렸다.
21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11월 토지와 부동산 관련 세목 수입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토지부가가치세, 경지점용세, 도시토지사용세가 각각 전년동기대비 각각 20.2%, 8.2%, 5% 등으로 하락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19.1%p, 5.3%p, 2.7%p 낙폭을 키웠다. 부동산 취득세(계세)도 전월 증가에서 11월 마이너스(-2%)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는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 아래 2020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업계 대출 등 규제를 강화해왔다. 이로 인해 부동산 개발사 2위 헝다(에버그란데)를 비롯해 파산하는 업체들이 속출했다.
당국은 뒤늦게 규제 완화로 선회했으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시장은 아직 위축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1~11월 부동산 개발 투자율은 -9.8%로 2021년 1~2월 38.3% 이후 20개월째 내리막이다.
차량 취득세는 1년 전과 견줘 42.6% 줄었고, 전월 대비 5.9%p 감소 폭이 확대됐다. 중국 정부는 일부 승용차에 대한 차량 취득세 단계적 감세 등의 소비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구매자들은 점차 외면하고 있다. 11월 소매판매에서 자동차 증가율은 전월 3.9%에서 -4.2%로 마이너스 전환했고, 산업생산 지표의 자동차 생산은 9.9%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달 수입품의 부가가치세 및 소비세는 작년보다 40% 증가했다. 전월과 견줘서도 29%p 확대된 수준이다. 관세의 성장 속도는 10월 대비 21.9%p 빨라진 25.3%로 집계됐다.
담배·정제유·승용차·술 등 4대 품목이 98%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세도 전년동월대비 1.57배 늘었고, 법인세 역시 증가율이 31.1%로 기록됐다.
이 덕분에 11월 전체 조세수입은 28.4% 증가해 비과세소득 7.5%를 크게 앞질렀다. 같은 달 재정수입도 24.6% 늘어나는 실적을 거뒀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1~11월 누적 재정수입은 18조 5500억 위안(약 3416조원)으로 3% 감소했다.
여기다 재정지출은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11월 전국 일반 공공예산 지출은 전년동기대비 4.8% 확대됐으나 증가율은 10월에 비해 3.9%p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필요한 재정지출을 유지하고 재정적자·특별채권·이자할인 등 정책 도구를 총동원해 재정 정책의 효율성을 증진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내년 감세 규모와 재정지출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국의 내년 재정 적자율 목표치는 올해 2.8%보다 상향 조정한 3.0% 안팎, 지방정부 특별채권 신규 발행 한도는 올해와 동일한 수준인 4조 위안이 될 것으로 시장은 관측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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