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지역, 시설격리기간 단축하거나 없애
- 항공사들은 한국, 일본 등 포함된 내년 국제선 항공편 잇따라 발표
탑승권을 받는 중국 항공기 승객.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국경 문이 이르면 내년 초 열리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시설격리 기간을 단축하거나 없애는 지역이 등장했고 항공사들도 국제선 항공편 노선 재개를 속속 발표했다.
22일 경제매체 차이신은 홍콩 위성 TV의 전날 보도를 인용, 내년 1월 3일부터 중국 본토의 격리 정책이 ‘0+3’(시설격리 0일+자가격리 3일)으로 최적화돼 더 이상 중앙 집중식 격리 조치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시설격리는 감염자나 감염 가능성, 전파 위험성이 있는 경우 호텔이나 연수원, 팡창 등 전용 시설에 강제 격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가운데 ‘네모난 객실’이라는 뜻의 팡창은 체육관, 호텔, 대형 회의장 등에 설치된 일종의 전시 야전 병원인데, 환경이 열악해 중국인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0’은 이 같은 시설에서 강제 격리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홍콩 위성 TV는 핵산검사(PCR) 검사 없이 사흘 동안 의학적인 모니터링만 하면 된다고 전했다.
마카오의 경우 이미 17일부터 해외 입국자 ‘5+3’ 규정을 ‘자가격리 5일’로 단축했다. 마카오를 경유한 뒤 중국으로 입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격리 해제 후 3일간은 마카오를 벗어날 수 없다.
쓰촨성 청두 역시 ‘5+3’ 시스템이 ‘2+3’으로 조정됐다는 소문이 중국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차이신은 청두로 입국한 복수의 승객 말을 빌려 “시설격리 호텔이 2일 만에 격리 해제를 통보했으며 앞서 지불한 나머지 3일 숙박비용은 환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텔은 승객에게 지역사회에 입국한 사실을 신고하고, 자가 격리를 준수토록 하는 내용의 신청서에 서명토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호텔의 이런 조치는 청두 방역 당국의 지시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지방 정부 방역 지도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호텔 등 격리 시설에 대한 통제도 엄격하다. 호텔이 보건 당국 허가 혹은 승인 없이 자발적으로 격리 단축에 들어갔을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입국자 격리 정책 조정 여부를 묻는 말에 “시기와 추세에 따라 국경을 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며 국경 개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항공사들 움직임도 해외 노선 점진적 정상화로 바뀌고 있다. 준야오 항공은 국제선 재개를 포함한 내년 주요 노선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엔 상하이와 난징에서 제주도, 도쿄, 나고야, 삿포로 등 한국과 일본으로 가는 노선이 포함됐다.
또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는 52개, 남방항공·동방항공은 42개 국제선을 각각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마카오 왕복 항공권을 춘제(중국의 설) 기간 2000위안(약 37만원) 이하에 내놓는 저가상품도 등장했다.
다만 중국 국경이 열리더라도 당장 완전 여행시장 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급진적 ‘위드 코로나’ 전환 부작용이 중국 내에서 속출하고, 국제 단체관광에 대한 규제도 아직 풀리지 않았다. 미국·독일 등은 중국인들에게 자국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단기 수요는 주로 사업이나 학업 등의 목적에 활용될 것으로 관측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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