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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14년 만의 '부동산 불황'.. 200% 폭증한 MBS 폭탄돌리기

[fn마켓워치] 14년 만의 '부동산 불황'.. 200% 폭증한 MBS 폭탄돌리기
연이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기피와 '레고랜드' 발 채권 시장의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제2금융권과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4년 만의 부동산 경기 하강이 시작된데다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 부동산 시장의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이에 최근 10년 사이 폭증한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 차환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50조원 규모의 MBS의 담보가치인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게 되면 MBS 차환 리스크를 불러오고 자칫 금융기관 부실로 번질 수 있다.

MBS 10년 사이 400% 폭증… 금리 하락에 금융사 채권 평가손 커진다

27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주택저당증권(MBS)은 이날 기준 149조5114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46조원 수준이었던 MBS는 10년 사이 200% 넘게 폭증했다.

박근혜 정부 집권기 안심전환대출을 실시하면서 2013년 말 55조원 수준이었던 MBS는 2016년 말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5년간 50조원 가까이 늘었다.

주택저당증권(MBS) 잔액 추이 (억원)
2022 2021 2020 2019 2018 2017
1,495,114 1,515,237 1,452,591 1,241,145 1,182,026 1,162,097
2016 2015 2014 2013 2012 2011
1,030,008 883,574 563,147 612,320 468,169 386,505
(코스콤 CHECK)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1년 사이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MBS 가격이 떨어져 연기금 등이 보유하고 있는 MBS는 이미 채권평가손실 구간에 들어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BS 가격이 떨어지면 시가평가 등 자본손실이 발생하면서 해당 채권을 보유한 기관의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채권 시장 전문가는 "MBS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고 기관들의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게 되면 신용도 레이팅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20년부터 MBS를 매입 규모 대상에 포함시킨 이유도 이같은 이유다. 자칫 MBS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의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해당 채권의 담보가치가 낮아져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경기침체+부동산 폭락 가능성... 담보가치 하락하나

비대해진 MBS에 대한 우려는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인한 평가손실에 그치지 않고 있다. 14년 만의 부동산 경기 하강 사이클까지 겹쳐 담보가치마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더믹 기간에 수요 증가, 낮은 금리 등으로 크게 상승한 한국 부동산 가격이 시장의 가격 조정과 금리 인상 등으로 향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IMF는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 집값이 코로나 시작 전인 지난 2019년 말과 비교해 올해 말까지 10%p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으며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더하면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게 되면 주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준 은행들의 대출채권이 부실해질 수 있다. 담보가치가 하락은 MBS 차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실업률이 올라가게 되면 주택담보 상환능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 또한 MBS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실업률까지 올라갈 경우 MBS 차환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시장 곳곳에서 경기 침체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1.6%로 대폭 낮춰 경기침체를 기정 사실화했다. 중국 경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불확실성, 신흥국 부채위험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해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면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전망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