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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종사자 80만 육박…고용부 "보호 시급"

1년새 13만명 증가
배달·배송↓ 가사·창작↑

플랫폼 종사자 80만 육박…고용부 "보호 시급"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배달라이더들이 배송을 하고 있다. 08.29.


[파이낸셜뉴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플랫폼을 매개로 배달, 가사 등 각종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약 8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플랫폼 종사자는 79만5000명으로, 15~69세 취업자의 3.0%를 차지했다. 지난해 66만1000명 대비 13만4000명(20.3%) 증가한 수치다. 이는 일감 배정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이 대가나 보수를 중개하고, 중개되는 일이 특정인이 아닌 다수에게 열려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정된 '좁은 의미의 종사자'만 따진 규모다.

플랫폼의 구인·구직 소개 또는 알선을 통해 일거리를 구한 '넓은 의미의 플랫폼 종사자'는 291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219만7000명)에 비해 72만2000명(32.9%) 증가했다,
이 중 플랫폼이 노무 제공에 미치는 역할이 더 큰 좁은 의미의 종사자가 주요 분석 대상이다.

직종별 규모를 보면 배달·배송·운전 직종은 전년 대비 2.2%(50만2000명→51만3000명) 늘어난 반면, 가사·청소·돌봄 직종은 89.3%(2만8000명→5만3000명) 증가했다.

특히 전체 종사자 가운데 배달·배송 직종의 비중은 지난해 75.9%에서 올해 64.5%로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웹 기반형인 미술 등 창작활동 직종 종사자는 3만6000명으로 지난해(1만9000명)보다 89.5% 증가했다. 데이터 입력 직종(5만7000명), 통번역·상담 등 전문서비스 직종(8만5000명)도 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중심 노동이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전환되는 노동시장 변화를 보여준다.

근무실태를 보면 절반이 넘는 57.7%가 주업으로 해당 일을 하고 있었다. 주업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총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거나 주당 20시간 이상 노동하는 경우를 말한다.

부업형(21.1%)과 간헐적 참가형(21.2%)도 있었다. 간헐적 참가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25% 미만이거나 주당 노동시간이 10시간 미만인 경우에 해당된다. 부업형은 그 중간형태다.

월 평균 근무일수(14.7일)와 일 평균 근무시간(6.4시간)은 전년도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월 수입은 146만4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18.9% 증가했다.

1년 전보다 수입이 줄었다는 응답 비율은 48.0%로 나타났다. 배달·배송·운전 직종은 감소 응답률이 절반을 넘겼다.

현재 일자리가 첫 번째 일자리라는 응답자는 12.9%로 집계됐다. 10명 중 1명 이상이 플랫폼을 통해 노동시장에 최초로 진입하는 셈이다.

플랫폼기업과 계약 체결 여부에 '어떤 계약도 맺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3.4%로 지난해(42.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김유진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고용형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일하는 종사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부터 차별받지 않을 권리, 쉴 권리를 중심으로 보호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직종별 표준계약서 제·개정, 분쟁해결시스템 마련을 통한 공정한 계약 관행 형성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