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7600만원 두고 사라져
누적 성금 8억8000만원 달해
27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찾아왔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노송동 주민센터에 "성산교회 인근 유치원 차량 뒷바퀴 아래에 상자를 뒀다.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전형적인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 방식이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현장에서 돈다발과 돼지저금통, 쪽지가 담긴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에는 5만 원권 지폐와 동전이 담겨 있었고, 금액은 7600만5580원이었다.
쪽지에는 "대학 등록금이 없어 꿈을 접어야 하는 전주 학생들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힘내시고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이로써 2000년 시작된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올해까지 23년째 이어졌다.
이 기간 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19년 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6000여만 원의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있었지만 범인들은 곧장 잡혔고, 천사의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올해까지 누적 성금액은 8억8473만3690원이다.
전주시는 천사의 뜻에 따라 성금을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소년소녀가장 등에 대한 지원금으로 쓸 예정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으로 전주는 '천사의 도시'로 불려왔으며, 그를 본받아 익명으로 후원하는 시민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면서 "천사들의 후원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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