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하기까지 기나긴 항로만큼이나 우여곡절도 많았다. 개발사업기간이 총 4차례 연장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개발사업에 참여한 연구진의 의견충돌까지 말 그대로 고진감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대관 달탐사사업단 단장은 28일 "다누리 개발사업 기간 여러 이슈와 논란으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과정이 있어서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검토해 성공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사업초기엔 개발기간을 3년으로 잡았지만, 다누리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무게 문제가 불거졌다. 지구를 출발해 1년간 달 궤도를 돌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달궤도선의 연료와 무게가 맞지 않았다. 본체와 연료 무게를 아무리 줄여도 처음 결정했던 550㎏을 초과했다. 사업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공전을 거듭했다.
개발자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달궤도선 발사는 2018년 12월에서 2020년 12월, 다시 2022년 8월로 연기되는 등 총 4차례 사업이 연기됐고 그동안 사업단장은 두 차례 교체됐다. 결국 미국과 약속한 발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678㎏의 달궤도선 무게에 맞춰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이동경로를 수정해야 했다.
다누리사업단은 최신예 항법인 달 궤도 전이방식(BLT/WSB)을 이용해 달 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선택했다.
당시 사업단장이었던 이상률 원장이 달궤적 설계 전담팀을 만들고 BLT 항로를 처음 만든 에드워드 벨 브로노 박사와 접촉하며 설계를 마쳤다. 이 항법은 지구와 달의 거리인 38만4000㎞보다 4배가 넘는 594만㎞를 이동한다. 이 때문에 다누리는 4개월반 동안 비행해 달 궤도에 진입했다.
다누리는 594만㎞의 거대한 '리본 모양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지구와 태양 사이 중력장에 매니폴드라는 6차원 튜브 형태의 관, 즉 고속도로가 연결돼 있다. 태양이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해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지점을 향해 날아간 뒤 다시 이 지점을 반환해 달로 이동했다.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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