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이 재적 299인, 가결 101표, 부결 161표로 부결됐다./사진=뉴스1
일몰 법안들이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무산됐다.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회사채 발행한도를 늘리는 법안은 통과했지만 일몰 법안들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면서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은 몰표를 던져 부결시켰다.
일몰 관련 법안들은 화물차 안전운임제 3년 연장과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근로제 2년 연장, 건강보험 국고 지원법인데 사실상 입법 절차가 종료됐다.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야당이, 추가근로제는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인데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다 결국 원천 무효가 되고 만 것이다.
불법파업의 명분이 되기도 한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여당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추가근로제는 올해 말로 일몰되면 소규모 사업장의 피해가 막대해진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마당에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제품 납기 맞추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작은 업체들이 인력을 더 채용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다. 일을 더 하고 임금을 더 받기를 원하는 600만명의 근로자의 생계도 위협받는다.
노 의원 체포동의안은 161명 반대, 101명 찬성으로 부결됐다. 정의당은 6명 전원이 체포에 찬성한다고 했었다. 노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는 명백한 증거들이 차고 넘친다. 돈 받는 소리까지 녹음된 파일이 있는데도 노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구명운동을 하고 다녔다. 정말 죄가 없다면 정정당당하게 검찰에 출두하고 기소될 경우 법정에서 항변하고 소명하면 되지 않는가.
그런 동료를 감싸안은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는 후안무치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21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처음이다. 같은 개인비위를 저지른 정정순(민주당)·이상직(무소속)·정찬민(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다.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은 행정부로부터 의회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정치적 이유가 아닌 개인비위를 저지른 의원을 국회가 보호할 명분은 없다. 이처럼 방탄용으로 남용되는 일이 잦기에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불체포 특권을 적용하는 경우를 명시해 엄격히 운용하고 있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말로는 폐지하겠다고 외치면서도 행동은 정반대다. 민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 때부터 폐지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었다.
그런 사실을 벌써 잊었는가.
노 의원의 체포 부결은 이 대표와 연관이 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언젠가 국회로 넘어올 경우 똑같이 부결시키는 데 대한 명분 쌓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민생은 팽개치고 비위 동료 의원 구하기에는 똘똘 뭉치는 민주당이 국민을 대표하는 공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국민이 무섭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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