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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 지나면 스마트폰으로 놀이·학습… 에듀테크 전성시대 [2023 신년기획]

Recession 시대의 해법...디지털 新인류 '알파세대' 주목
알파세대 특징은
MZ 이어 2010년 이후 출생한 아이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
AI와 상호작용·태블릿·로봇과도 친숙
에듀테크, 파죽지세 성장세
맞벌이 가정, 학습·보육 도우미로 안착
매년 8.5%씩 성장 2025년 400조 추정
정부 디지털 강화 교육과정 개편 뒷받침

첫돌 지나면 스마트폰으로 놀이·학습… 에듀테크 전성시대 [2023 신년기획]
"말도 못하는 3살짜리 아이가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무언가를 이곳저곳을 찍고 다닌다." 3살짜리 딸 아이를 키우는 민모씨(34)는 최근 자신의 아이가 보이는 특이 행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민씨는 교육상 이유로 아이가 스마트폰을 최대한 만지지 못하게 했는데도 아이가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민씨는 "자신이 스마트폰을 통해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는 눈치지만 스마트폰 화면을 누르면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동영상이 나온다는 사실. 그 자체는 터득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최근 알파(Alpha)세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일컫는다. 알파벳으로 세대를 구분해 살펴보면, X세대(1970~1980년대 중반 출생)와 Y세대(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Z세대(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의 뒤를 잇는다.

알파벳에서 Z의 다음이 없어 처음으로 돌아가 A로 시작해야 하지만 아날로그 방식을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인류이기 때문에 로마자의 첫 글자를 따서 알파를 붙였다.

호주의 사회학자 마크 매크린들의 정의에 따르면 만 0~8세 영·유아들인 알파 세대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에 익숙하다. 이들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와 함께했다는 특징이 있다. 부모인 Y세대(밀레니엄세대)보다 디지털 활용 능력이 뛰어난 것을 넘어서 '디지털 네이티브', 즉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이에 알파세대를 겨냥해 교육과 보육 등 모든 분야에서 첨단기술이 접목된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도 이젠 디지털로

1일 업계에 따르면 알파세대를 겨냥한 에듀테크 산업이 미래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교육 분야와 접목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이 전부인 알파세대는 아기 때부터 자연스레 놀이와 학습을 디지털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AI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알파세대가 아직 미성년자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성인 소비자로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세대다. 다만 부모인 밀레니엄세대는 자식을 위해 소비 활동을 할 때 알파세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선 민씨는 "아이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려면 결국 활자와 친숙해질 수밖에 없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에 맞춰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기호를 완전히 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즉 알파세대와 밀레니엄 세대의 수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소비가 이뤄진다는 얘기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듀테크는 밀레니엄세대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충분하다. 밀레니엄세대들이 주로 맞벌이를 통해 가계 소득을 얻기 때문에 근무시간 동안 아이들을 맡아 돌봐 줄 '보육자'가 필요한 이유에서다.

지난 10년 사이 30대 부부의 맞벌이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가구주의 연령계층별 맞벌이 가구' 통계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30대 가구 중 맞벌이 가구의 비율은 2021년에 51.3%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2년의 41.7%보다 약 10%p 증가한 셈이다. 30대 부부 사이에서 맞벌이 비중이 홑벌이 비중보다 많아진 시기는 2019년부터로 이 같은 추세는 더 이상 돌이키기 힘들어 보인다.

알파세대를 둘러싼 환경을 등에 업고 테크와 결합한 교육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8년 179조원에서 2025년 4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도 국내 에듀테크 시장이 매년 8.5%씩 성장해 2025년에는 9조98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에듀테크 진화 계속될 것

천재교육의 '밀크T'와 단비교육의 '윙크' 같은 온라인 학습지가 대표적인 에듀테크다. 한편 '클래스팅'과 '아이엠스쿨' 등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역시 에듀테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용 SNS는 학교에서 클래스를 관리하는 업무에 인공지능 학습 서비스를 접목시킨 것인데, 현재 국내 2만개 이상의 학교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학습 앱 '콴다'는 2021년 11월 기준 80%가 넘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를 기록했다. 영어 교육 앱 '클래스카드'도 동 기간 56.6%의 높은 MAU를 보였으며, 지난해 11월까지 50% 초반의 수치를 유지했다.

정부차원에서도 에듀테크에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2일 사회·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초·중·고교 교육과정을 7년 만에 바꾼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초·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현재의 2배로 확대된다.
이를 위해 '디지털 교육 강화'를 교육과정 개편안에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일각에선 에듀테크의 콘텐츠가 보다 더 다양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황진주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향후 에듀테크는 알파세대의 수요에 부흥해 첨단 기술을 넘어 게이미피케이션(게임 형식을 적용한 마케팅 사례)까지 접목하는 등 콘텐츠 차원의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며 "교육콘텐츠에 게임 요소가 가미된 결과 학습의 재미와 학습의 능률, 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방향으로 에듀테크가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