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를 살해하고 닷새 뒤 이기영의 모습. 출처=MBC방송 캡처
[파이낸셜뉴스]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잇달아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음주운전 전과 4범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JTBC에 따르면 이기영은 음주운전 전과 4범으로, 교도소에서 나온 지 1년 만에 살인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기영이 자신의 음주운전 전과 때문에 또다시 실형을 선고받을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육군 간부였던 이기영은 지난 2013년 5월 서울 마포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됐다. 이후 3개월 뒤 인천에서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걸렸다.
당시 이기영은 단속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차에 매달고 2㎞를 달렸고, 차 열쇠를 뽑으려는 경찰관의 손을 물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결국 이기영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육군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전역하고 나서도 이기영은 음주운전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18년 12월 경기 파주시 한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맞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듬해 4월 법원은 택시기사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같은해 11월 이기영은 또다시 음주운전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동구에서 전남 장성군으로 30㎞가량을 만취 상태로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항소심 재판 중 다시 음주·무면허 운전을 한 이기영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오후 11시께 경기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이후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A씨에게 합의금을 준다고 유인해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해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50대 여성 B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이기영이 2건의 살인 외에 추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이기영이 최근 1년간 통화하거나 메시지 등을 통해 동선을 확인하고, 연락이 닿지 않은 주변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이기영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동거녀의 시신을 찾는 등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기영이 거주하던 B씨의 집안 곳곳에서 나온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 감식 의뢰했다.
이와 함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도 진행했다. 혈흔과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는 이번주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이번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