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실제 위성 발사 목표, 2단 엔진만 연소한 3월 1차 시험보다 진일보
1단 엔진은 설계 완성 단계…북한 140tf 신형 엔진보다 추진력 강할 듯
"어민 조업 지장 최소화, 기상 상황 등 고려해 부득이 어두운 시간에 시험"
국방부가 30일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전국에서 목격된 미확인 비행체가 바로 이날 우리 군이 쏴 올린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의 궤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독자제공
[파이낸셜뉴스] 2일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있었던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대해 "2차 시험에서 모든 이벤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어느 정도 진전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당 수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구기관 관계자는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1차 시험비행 때보다 진일보한 성공을 거뒀다며 "지난해 3월 30일 1차 시험 땐 같은 형상에서 2단 엔진만 연소했다. 이번 2차 시험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총 4단으로 구성되는 발사체에서 1단을 제외한 2·3·4단 형상으로 시험했고, 2·3·4단 엔진의 실제 점화와 연소까지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당한 수준이 되기는 했으나 100% 신뢰도가 필요하므로 많은 시험 발사를 더 해야 하고 위성체 개발 과정과도 잘 맞아야 한다"며 "2025년 실제 위성을 띄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기관 관계자는 "북한이 140tf(톤포스·14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는데 그에 대해 평가하지는 않겠지만, 우주발사체를 궤도에 올리려면 140tf를 훨씬 능가하는 추력이 필요하다"고 말해 개발 중인 발사체 1단 엔진 추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군은 미래 우주 영역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임을 인식하고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합동성에 기반을 둔 국방 우주전력을 조기에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확보된 기술은 민간으로 이전돼 다양한 우주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고, 민간을 주축으로 하는 우주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방부가 30일 오후 6시 50분께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해당 발사체가 포착되었다. 사진= 독자, 사진가 이치열 제공
ADD가 시험비행체(TLV)라고 부르는 이 발사체는 1∼3단이 고체연료를 쓰고 상단부(upper stage)에 해당하는 4단은 궤도 진입 정확성 확보를 위해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액체연료는 연료 분사량 조절 등을 통해 고체연료보다 추력을 더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이번 시험에서 2∼4단 연소뿐 아니라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더미(모의) 위성 탑재체 분리 등의 검증도 이뤄졌다.
1·2차 시험에서 제외된 1단 엔진은 현재 설계가 완성된 단계로 향후 일정에 따라 지상 연소시험 등이 있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향후 추가 시험과 기술 검증을 거쳐 2025년께 500㎏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500㎞ 지구 저궤도에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저녁 우리 군 당국이 쏴 올린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궤적 등으로 인해 무지개색 섬광과 솟구치는 정체불명의 물체가 나타나자 전국 각지에서 목격되면서 최근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등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 상황에서 "하늘에 연기가 있다" "조명탄이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거 아니냐" "전쟁이 난 것 아니냐' "UFO가 아닐까" 등의 우려와 추측도 쏟아졌다.
무지개 섬광 효과는 일몰·일출 시간대에 지상에서 로켓을 쏘면 성층권 이상에서는 아직 햇빛이 비치는 까닭에 햇빛이 로켓 배기가스에 반사돼 다양한 색상이 관측되는 '황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영공 및 해상 안전에 대한 사전 조치를 완료했다"며 "비행경로의 해상구역 안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민 조업 지장을 최소화하고, 기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득이 어두워진 시간에 시험했다"고 해명했다.
연구기관 관계자는 "시험 준비요원 100명 이상이 해상에 바지선을 거치해 발사해야 하고, 고공 10㎞ 정도에 흐르는 제트기류 등의 기상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다 보니 발사 직전에 시점을 바꾸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첫 시험발사가 성공했다. 지난 3월 국방부가 공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발사 순간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북한도 고체연료 방식의 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대륙간탄도탄미사일(ICBM)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은 매체들은 지난달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추력 140톤포스(tf), 추진력을 가진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8일에도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오전 11시13분경부터 오후 12시05분경까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 정찰위성 시험'이라며 동해상으로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MRBM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500㎞ 가까이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일본 방위성이 분석한 북한 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약 550㎞다. 해당 미사일은 약 500㎞를 비행한 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외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우리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서방보다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북한 생산 단가를 적용해도 약 2600억원(약 2억달러)을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신형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의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번 시험을 '중대 시험'으로 명명하며 김정은 당 총비서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시험을 직접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는 탄도미사일 발사체에 사용될 수 있는 새 엔진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2021년 최악의 식량난을 겪은 후 증산에 주력했으나 기상 악화와 비료 부족으로 작년 수확량(451만t)은 전년 대비 18만t이 감소한 것으로 북한은 화성(포)-17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8발 발사에만 1430억원(1억1000만 달러)을 허공에 날렸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43발 발사에도 500억원(3900만 달러)을 허비한 것으로 당국은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또 이같은 미사일 발사 총비용은 북한 모든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양인 쌀 50만t을 살 수 있는 금액이며, 새해 북한 식량 부족분(80만여t)의 6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달 2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 필요국으로 재지정했다.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국가’로 분류하고 외부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한 것이다.
FAO는 해당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7년 이래 북한을 줄곧 외부 식량 지원을 받아야 하는 나라로 선정하고 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지난달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1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