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 첫번째)이 1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공관으로 향하는 오픈카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희망과 재건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똘똘 뭉친 브라질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 발전, 빈곤 퇴치, 민주주의 수호, 불평등 해소 등을 약속했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브라질 대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승리했던 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가 1일(현지시간) 취임 선서와 함께 3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등장하지 않았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룰라는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자신이 과거 대통령 재임 당시 번영했던 브라질을 재건하겠다고 연설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희망과 재건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똘똘 뭉친 브라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경제 발전, 빈곤 퇴치, 민주주의 수호, 사회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다.
아울러 보우소나루의 아마존 정책을 비난하며 "아마존 삼림 벌채 없이도 농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룰라는 "지속 가능한 농업과 광업을 향한 역동적이면서도 생태적인 전환으로 탄소 배출제로 국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룰라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을 뒤집겠다고 강조하면서도 "개인적 구상에 따라 국가를 복종시키려 했던 사람들에 대한 어떠한 복수의 정신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오류를 범한 사람들은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식에는 미국과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각국에서 보낸 축하 사절이 도착했으며 한국에서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 경축 특사단이 참석했다.
지난 2003∼2006년과 2007∼2010년에 브라질 대통령을 역임했던 룰라는 지난해 다시 대선에 출마해 10월 결선투표에서 우파 진영의 보우소나루를 1.8%p 차이로 겨우 꺾고 대통령에 3번째 당선됐다. 보우소나루는 선거 패배에 승복하지 않았으며 지난달 30일에 미국 플로리다주로 떠났다.
브라질에서는 선거 이후 룰라의 좌파 지지자와 보우소나루의 우파 지지자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일부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군부에 쿠데타를 촉구했고 취임식 당일에도 브라질 곳곳에서 진영별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당국은 취임식 당일 흉기와 폭죽을 들고 행사장에 들어가려던 남성을 체포했으며 브라질 대법원은 이달 2일까지 브라질리아에서 총기 소지를 금지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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