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46개사 중 27개사 가격 인상
임금은 정체, 물가는 급등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식품·일용품 제조기업의 약 60%가 올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재값 급등과 엔저(엔화약세) 영향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주요 업체 46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27개사(59%)로 나타났다.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답한 곳은 1개사에 불과했다.
특히 미정이나 미응답이 18개사(39%)로 앞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에는 응답 기업의 89%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가격 인상의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첫째로 꼽힌다. 원자재값 상승률은 10% 미만(28%)이 가장 많았고, 10~20% 미만(22%)이 뒤를 이었다.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105개의 식품제조업 상장사가 지난해 2만개 품목의 가격을 올렸다.
올해 1~4월 가격 인상 식품은 이미 7000개를 돌파해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했다. 인상률도 평균 18%로 2022년 전체보다 4%p를 웃돌았다.
2021년 봄부터 식용유 가격을 6차례 인상한 닛신오일리오그룹은 올 3월 올리브오일과 참기름의 가격을 또 인상할 예정이다.
오랜 기간 가격을 유지한 스테디셀러 상품들도 예외는 아니다. 오츠카제약은 칼로리 메이트의 제조사 권장 소매 가격을 2월에 인상한다. 이는 1983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엔저도 비용 증가의 주 요인이다.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데 엔저로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엔화는 한때 1달러당 151엔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30엔 안팎까지 안정됐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15엔 이상 약세 수준이다.
이같은 물가 상승을 임금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총무성이 발표한 가계 예산 조사에 따르면 10월 식량 소비 지출은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해 3개월 만에 처음 줄었다.
후생노동성의 월간 근로통계조사에 따르면 실질임금은 10월까지 7개월 연속 전년을 밑돌았다.
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1가구당 연간 6만8760엔(약 67만원)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평균 소비지출액의 2%에 해당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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