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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부족한 美, 역대급 임금 인상

재직자 5.5%·이직자 7.7% 올라
올해 경기침체땐 상승세 꺾일듯

실업률이 역대급으로 내려간 미국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이러한 상승세가 꺾인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연준 산하 애틀란타 연방은행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2개월 동안 한 직장에서 계속 일한 노동자의 임금은 1년 전보다 평균 5.5% 올랐다. 이는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통계를 집계한 25년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같은 기간 직장을 바꾼 노동자들이 임금은 7.7% 상승했다.

다국적 고용시장 분석업체인 라이트캐스트의 레일라 오케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요식업 등 전직이 용이한 업계를 예로 들면서 "고용주들 입장에선 훈련된 직원들을 다른 업체에 빼앗기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임금을 올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의 실업률은 3.7%였다. 이는 1969년 12월(3.5%)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4월(3.6%)에 가까운 숫자다.

그러나 WSJ는 머지않아 임금 상승 속도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민간 영역 노동자 임금을 같은달 연간 물가상승률(7.1%)을 반영해서 계산하면 지난 1년 동안 오히려 평균 1.9%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WSJ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설문 결과 경제학자 66명 가운데 63%가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기업들은 올해 중반 전후로 본격적인 감원을 시작할 것으로 추정되며 골드만삭스와 메타, 아마존 등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력 감축에 나섰다.
연준은 올해 4·4분기 실업률이 4.6%까지 오른다고 내다봤다.

미 구직사이트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저임금 부문의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 전체 산업 가운데 82%에서 6개월 전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