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국토교통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현행 선거제도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가운데, 중대선거구제가 새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윤 대통령은 “개헌이라는 게 워낙 폭발적이라 지금 개헌 얘기가 나오면 민생과 개혁 문제는 다 묻힐 것이다”라며 “다만 이제 선거제는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래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치 시작 전부터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해 왔다”고 덧붙였다.
‘중대선거구제’란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의 선거제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례대표를 제외한 지역구 대표의 경우 ‘소선거구제’를 채택하여 현재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의 대표만 선출하고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의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승자독식’으로 인한 ‘사표(死票)’가 많다는 것이다. 한 선거구에서 한 명만 선출되다 보니 해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의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선거 때 마다 양당의 접전이 펼쳐지는 A선거구에서 B후보가 51%의 득표율로 선거에 승리하였을 경우 다른 후보를 지지한 49%의 표는 반영되지 않은 ‘사표’가 된다. 또 A선거구에서 51%의 득표율로 승리한 B후보나, A선거구와 달리 매번 일방적인 승부가 나는 C선거구에서 90%의 득표율로 승리한 D후보가 똑같이 선거구 하나를 ‘승자독식’하게 된다는 점으로 인해 민의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렇다보니 전체 득표 수와 실제 의석 수가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1대 총선이 치러진 253개 지역구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1434만5425표(득표율 49.9%)를,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1191만5277표(득표율 41.5%)를 얻었다. 정의당은 49만2100표(득표율 1.7%)를 받았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253개 지역구 중 163곳을 차지했고, 미래통합당은 84곳을 차지했다. 의석 비율로 보면 민주당이 64.4%, 미래통합당이 33.2%다. 1석을 차지한 정의당의 경우 의석 비율은 0.3%다.
반면 중대선거거구제의 경우 선거구에서 한 명만 선출되는 ‘승자독식’의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자 선출에 직접 반영되는 표가 많아져 사표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할 경우 특정 정당의 지역 독식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도 단점은 있다. 최고득표자가 아니었던 후보자도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원내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자와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게 되는 형평성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중대선거구제 도입의 관건은 선거제도 변경으로 발생하는 이해관계에 대한 여야의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현행 소선거구제로 국회에 입성한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가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주호영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구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선거법상 선거 1년 전에는 선거구를 획정하도록 돼 있어서 사실상 올해 4월까지 선거구제가 확정돼야 하는데 지금부터 논의해도 시간이 많이 빠듯하다”며 “지금까지 계속돼 온 소선거구제에 대한 폐단들이 많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활발하게 선거구제도의 장단점을 치열하게 토론해서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제도에 대한 합의에 이르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1987년 이후 소선거구제를 채택해 왔으나 모든 선거구제라는 것이 일장일단이 다 있다. 소선거구제의 폐단도 있지만 장점도 있고, 중대선거구제도 장점이 있고 단점도 있다”면서 “지고지순한 제도는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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