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표기 비슷한 기업들, 헷갈리는 '해프닝'
위쪽 로고는 도시가스업체 '삼천리', 아래쪽은 '삼천리자전거'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기록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인 삼천리의 포털 사이트 종목 게시판에는 '자전거 회사가 아니다'라는 글이 수차례 올라왔다.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2021년에 비해 1년만에 331%나 오른 삼천리는 도시가스업체였다. 삼천리자전거는 가스회사와 전혀 관계 없는 별개 회사다. 이처럼 표기가 같거나 비슷한 사명으로 혼돈을 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삼천리'...도시가스 or 자전거 업체?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가스업체 삼천리의 주식이 폭등하면서 삼천리자전거도 함께 주목 받았다. 이름이 같아 관계사로 보이는 두 회사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별개의 회사다. 삼천리자전거도 친환경 테마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바 있지만 도시가스업체 삼천리와는 다르다. 삼천리는 도매업자인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경기도와 인천지역에 공급하는 도시가스업체다.
지난해 주가가 폭등하면서 주목받은 삼천리는 일반인에게는 사실 삼천리자전거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 '삼천리'라는 회사에 대해 물었을 때 도시가스 회사라고 답하면 취업준비생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취업을 위해 기업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는 준비생을 제외하고 일반인 인식에는 자전거 제조·유통업체 삼천리 자전거의 이미지가 더 강해서다.
'코멕스', '밀레' 등 同名異社 혼란
유선 통신장비 제조업을 하는 코맥스와 밀폐용기 등 생활용품 제조기업 코멕스는 단 한끗 차이로 혼돈을 주는 사명이다.
외국어 표기로는 전혀 다른 코맥스(COMMAX)와 코멕스(KOMAX)이지만 국문 사명으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로 비슷하다. 인터폰과 도어폰을 주로 만드는 코맥스와 고무장갑, 밀폐용기, 수납박스 등을 제조·판매하는 코멕스는 둘 다 소비재를 취급하는 기업인 만큼 사명을 혼돈한 소비자들의 민원도 많이 받는다.
코멕스 관계자는 "제품 AS를 해 달라며 인터폰 모델명을 불러주는 경우가 꽤 많다"면서 "심지어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우리 회사를 인터폰 회사로 알고 연락을 시도한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아웃도어 회사 밀레(Millet)와 독일 프리미엄 가전기업 밀레(Miele)도 한국어 표기 사명이 똑같다. 두 회사 역시 아무 연관이 없지만 둘다 외국 브랜드라는 점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한다는 것까지 비슷해 더욱 혼돈을 주고 있다. 현재 포털사이트 검색으로는 아웃도어 회사 밀레가 상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가전기업 밀레 내부에서는 "밀레(Miele)의 가장 큰 경쟁자는 패션 브랜드 밀레(Millet)"라는 말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화학, 의약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양그룹은 '라면회사'로 왕왕 오인 받는다.
삼양그룹 계열사 중 식품 부문도 있어서 라면회사와 관련 있을 것이란 오해다. 하지만 삼양라면은 삼양그룹과 관련 없는 삼양식품에서 만든다. 동화마루, 동화약품, 동화면세점도 같은 '동화'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모두 다 별개회사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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