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대응 위해 전방에 광역 감시·식별 체계 구축
9·19합의위반 총 17건…무인기 영공침범·포격도발 등 10월 이후에만 15건
소형 드론으로 북한 '벌떼 정찰', 스텔스무인기로 핵시설 정찰·타격 전망
정부, 9·19합의 정지 카드도 '만지작'…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무인기 및 미사일 연구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합동 드론사령부'를 창설하고 북한이 탐지하기 어려운 '스텔스 무인기'도 올해 안에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포함한 '북한 소형 무인기 도발 관련 대응방향'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국방부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감시정찰,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수행이 가능한 '합동 드론사령부'를 조기에 창설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또 △탐지가 어려운 소형 무인기를 '연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스텔스 무인기도 연내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드론킬러 드론(드론 잡는 드론) 체계도 신속히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스텔스 무인기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전략 표적을 △수시로 정찰하는 기능과 함께 △유사시 직접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투 트랙' 목적을 모두 염두에 두고 개발해 나갈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내 생산'에 필요한 예산 확보와 관련해선 "신속획득제도, 미래도전 기술 개발 등을 위한 일정한 예산이 있다"며 "어떤 방식이 최적일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우선 △전방지역에서 미상 항적을 탐지하는 동시에 북한 무인기 여부를 식별하고, △다수의 항적을 동시 추적하며, △저공비행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광역 감시·식별체계' 구축에 나서며 이와 함께 국방부는 북한 무인기 탐지·타격 및 관련 지휘 통제 능력도 조기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군 당국은 또 "대(對)드론 타격체계·드론건 등 다양한 북한 무인기 타격수단을 조기에 확보하고 탐지체계와도 연동해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운데 타격할 수 있도록 관련 능력을 갖추도록"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군은 관련 작전에 투입된 부대를 보다 효과적으로 지휘통제할 수 있도록 "북한 무인기 위치 식별과 비행정보 공유 등 탐지·타격체계와 표적정보를 실시간 연동해 통합 운용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이 레이저 대공무기 등 북한 무인기 대응전력 확보와 연구에 내년부터 5년간 5천6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달 28일 국방부에 따르면 '2023~2027 국방중기계획'에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응한 탐지지산과 '소프트킬', '하드킬' 무기체계 사업 총 4건에 5천6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반영됐다. 자료=연합뉴스·국방부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국가안보실·국방부·합동참모본부·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무인기 대응 전략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사실상 무의미해진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결국 효력 정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9·19 합의는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취지에 부합되게끔 상호 준수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유지해왔다"며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 행보를 주시하면서 향후 북이 추가 도발 시 9·19 효력 정지를 포함해서 필요한 조치를 냉정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는 9·19 합의가 북한에 의해 무력화하는 상황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취했으나 북한이 포병 사격과 무인기 도발을 저지르면서 9·19 군사합의는 체결 후 4년 3개월여 만에 존폐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 정부 시기 2018년 9월 19일 발표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정식 명칭은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다.
접적지역에서의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가 목적이며 MDL을 기준으로 비행금지구역, 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금지구역, 완충수역 등을 설정했다.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고, MDL로부터 서부지역은 10㎞, 동부지역은 15㎞ 안에서 무인기 비행을 금지 구역으로 설정 바 있다.
10월 포격 이전까지 북한이 9·19 합의를 위반한 대표적 사례는 2건 있었고 그 외 해안포 포문을 개방하는 경우 등이 있었으며 특히 현 정부 출범 후 남측의 정상적 훈련을 트집 잡아 노골적으로 합의를 무시한 수위를 넘은 도발을 벌여와 이제는 북한이 도발 시 "9·19 합의를 위반"이라는 대북 경고조차 무색한 지경에 이르렀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9·19 합의를 위반한 대표적 사례는 지난달 26일 무인기 침투를 포함해 총 17건 있었으며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에만 15건이었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된 합참이 국방위에 제출한 북한 무인기 식별 경로 관련 자료.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에 침범한 북한 소형 무인기(5대)에 대해 "과거 침투했던 무인기와 유사하지만 구간별 속도와 비행고도를 변칙적으로 변경해 운용한 것"으로 우리 군이 파악했다.
이어 군은 "북한이 무인기 침투징후를 사전에 식별하기 어렵게 하고자 최초 이륙시 활주로가 아닌 발사대를 활용하는 등 기습침투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의 날개 전장 2m급 소형 무인기의 경우 레이더 반사 면적이 작아 우리 군의 대공감시자산으로 계속 탐지·추적하기 어렵고, △전방지역의 최초 감시자산으로 물체를 탐지했을 경우에도 무인기·풍선·새떼 등과 유사해 이를 식별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이번 무인기 도발 이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과 합참·작전사 차원의 북한 무인기 대응 관련 작전체계 전반에 대한 진단을 통해 현 작전체계상 문제점 식별을 완료했다"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합참은 현재 가용한 탐지·식별·추적·타격 자산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필수 자산들의 배치·운용을 조정했고, △현재의 무기체계와 작전부대들을 활용한 보다 개선된 작전수행개념을 수립해 합참 및 작전사 주관 훈련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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