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위원인 정희용(왼쪽), 장동혁(오른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정개특위 위원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4일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구제 개편 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 화두를 한 언론을 통해 던진 지 이틀 만이다. 국민의힘에 이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으로 국회에서 선거구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회 정개특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회의했다. 이날 회의는 향후 특위에서 논의될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한 특위 위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할 경우 영남 지역이 텃밭인 국민의힘의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당 내에서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이날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지에 발맞춰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일반적으로 중대선거구제가 득표에 따른 의석을 보장하고 양당 정치의 폐단보다는 다당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가급적 중대선거구제로 옮겨갈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보자는 얘기가 있었다"면서도 "중대선거구에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더 숙지해서 정개특위 의견을 정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반적으로 소선거구제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고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거대 양당의 진영 대결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점, 그리고 득표에 따라 의석수를 갖지 못해 민의가 왜곡되는 점이 지적됐다"면서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에 관한 전문가 의견이나 논문 등 의견을 좀 더 듣고 그걸 토대로 의견을 다시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회 정개특위도 선거제 개편 관련 국민의식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이달 중으로 낼 예정으로 알려지는 등 본격적인 논의에 앞선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 정개특위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 일정도 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선거제 개편 논의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이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면서 "늦어도 2월 중에 국회 정개특위가 단수의 안을 내기 힘들면 복수 안을 내면 되지 않겠느냐"면서 "복수 안을 내놓으면 국회에서 전원위원회를 열어 300명 국회의원이 모두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중심으로 약 200명만 찬성하는 안을 만들어낸다면 한 달이면 되지 않겠냐"며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을 제안했다.
중대선거구제는 한 지역구에 2~3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제도로, 1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의 문제로 지적된 지역주의, 진영 대결을 타파할 대안으로 제시된다. 다만 선거법상 총선 1년 전인 오는 4월까지 선거구제가 확정돼야 해서 물리적인 시간이 많지 않고, 선거구제 개편은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도 자신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총의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
주 원내대표도 "워낙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지역구 사정에 따라 의견이 다르기에 의견을 모으는 것이 대단히 어렵겠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면서 "가급적 빨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언제까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시간을 설정해놓은 건 없다"고 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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