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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엘리트들, 리용호 처형 맞다면 김정은과 결별할 것"

태영호 "北 엘리트들, 리용호 처형 맞다면 김정은과 결별할 것"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태영호 의원실 사칭 피싱 메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의 리용호 전 외무상이 지난해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만일 리용호를 정말로 처형했다면 북한 외교관들에게 큰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킬 것"이라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 엘리트층이 더 이상 김정은과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요미우리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리용호 전 외무상과 북한의 외무성 관계자 4~5명이 연이어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 리 전 외무상 등은 지난해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처형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0년 김정은 정권을 돌아보면 임기 전반기인 2012년~2017년에는 무자비한 처형이 잦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황병서 전 인민군 총정치국장 해임 등 좌천 혹은 회전식 인사교체가 대부분이었고 고위 간부에 대한 처형은 드물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2019년 미북 하노이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미북협상에 관여했던 여러 외교관들이 사라졌지만 대부분은 '농촌혁명화'로 내려갔지 처형까지는 아니었다"라며 리 전 외무상의 처형설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다.

태 의원과 리 전 외무상은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영국 런던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태 의원은 리 전 외무상에 대해 "북한 외교관들 사이에서 김정은 정권에 충실하면서도, 합리적인 협상파, 실력파로 평가받았으며, 김정은 부친인 김정일의 외교책사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리 전 외무상은) 1994년 제네바 미북 고위급회담부터 2018년 하노이 회담까지 북한과 미국의 모든 협상에서 리용호는 브레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하며 리 전 외무상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리용호의 부친은 3층 서기실의 실장을 지낸 인물로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의 총무비서관 자리를 지낸 인물이다.
태 의원은 "리용호 부친인 리명제 3층 서기실 실장은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와도 연고가 깊었고 김정은을 어릴 때부터 돌봐줬는데 그런 리용호마저 처형했다? 무슨 죄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처형됐다면 많은 북한 엘리트층이 더 이상은 김정은과 갈 수 없을 거라 속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호 의원은 "리용호 처형설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리용호와 그의 동료들이 처형됐다면 김정은 정권 내에서 협상파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대북 전략도 면밀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리용호 처형설이 개인적으로는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