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pixabay, (오) 이기영.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체포 전 전재산이 62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금액이 살해한 동거녀로부터 받은 반지를 팔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이기영이 금전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 송치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이기영을 강도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초 이기영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경찰 구속됐지만, 재산 상황 등 정황상 금전 목적의 범행으로 판단돼 강도살인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송치됐다. 현행법상 살인은 최하 5년 이상의 처벌을 받지만, 강도살인은 최하 '무기징역' 이상 처벌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기영은 피해자들의 개인정보·휴대전화·신용카드를 이용해 수천만원대 카드론을 받아 돈을 사용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20일 이기영이 택시기사를 살해했을 당시 갖고 있던 전재산이 62만원에 불과했던 점이 '강도살인죄' 적용의 중요한 근거가 됐다.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준다며 택시기사를 집으로 유인했을 당시 이기영은 통장 잔고는 17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살해한 동거녀에게서 받은 반지를 60여만원에 팔아 일부를 쓰고 잔고를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기영은 부사관 전역 이후 별다른 직업이 없어 장기간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영과 2018년 결혼했다가 이혼한 전 부인은 경찰 조사에서 "이기영과 지내며 생활고에 시달렸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기영은 주변 사람들에게 "건물주 손자다", "건물을 여러 채 갖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해오며 재력을 거짓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기영은 이날 오전 9시경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살인을 해 죄송하다"라는 짧은 말을 남긴 뒤 추가 피해자를 묻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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