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올해 조직개편 주요 목표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3년 신년을 맞아 은행들이 조직개편에 나섰다. 디지털 전략 강화와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강화 등이 큰 축을 이룬다. 또 올해 큰 경제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평가되는 만큼 은행 본원의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올해는 특히 다수 금융지주회장 및 은행장이 바뀐 채 은행 운영에도 변화가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신설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뉴스1
은행들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디지털 전환(DT)이다. 전통 금융사로써 틀을 깨고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는 방향이다.
신한은행은 기존 디지털 사업을 추진하던 '디지털전략그룹'을 '디지털전략사업그룹'과 '오픈 이노베이션 그룹'으로 확대 재편했다. 이들 그룹은 각각 핵심 역량 DT 추진과 제휴를 통한 외부 확장을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오픈 이노베이션 그룹'은 KT, 더존비즈온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협업으로 혁신을 해나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뱅킹 앱 '우리WON뱅킹' 개편을 위해 '뉴WON추진부'를 신설했다. 기존 뱅킹앱 재구축 준비 조직이었던 것을 상설 부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비대면 채널의 고객 경험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도 디지털 전환 강화를 위해 'DT부문'을 신설했다. 기존 애자일 조직으로 별도 운영하던 DT업무 관련 조직을 각 부서 내 팀으로 전환하고 'DT부문'에서 이를 총괄 관리한다. 또 'DT부문' 안에 프로세스혁신부를 신설, 농협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전담하도록 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금융사고 예방
지난 2일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2023년 시무식에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은행들은 올해 소비자 보호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힘쓸 예정이다. 금융상품이 날로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금융 소비자의 권리를 제고하고 각종 금융사고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소비자보호본부를 그룹으로 격상했다. 금융소비자 권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이상 징후 해외송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외환거래 모니터링 전담팀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준법경영부를 신설했다.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혁신을 추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다. 또 현장 밀착형 사전 통제를 위해 준법 감시 인력을 지역 본부로 배치했다.
우리은행도 '본부감사부' 신설로 상시 감사기능 강화에 나선다. 내부 감사 조직인 검사실의 기능 중 본부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즈니스 강화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은행들은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편도 실시했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도모하는 식이다.
국민은행은 '트레이딩 총괄' 및 '세일즈 총괄'을 도입해 자본시장그룹 내 트레이딩과 세일즈 업무를 맡겼다. 또 퀀트 업무를 전담하는 '금융공학센터' 신설로 자본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환경을 구축했다.
동시에 '기관영업본부' 신설로 영업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글로벌사업그룹' 내 '글로벌플랫폼본부'를 신설해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도 도모했다.
신한은행 역시 조직 확대 및 통합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 △GIB그룹과 대기업그룹을 통합한 'GIB·대기업그룹' 신설 △퇴직연금그룹의 연금사업그룹 전환 △글로벌사업그룹 확대 재편 등을 통해서다.
하나은행은 지역 기반 영업조직으로 전환을 통해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를 꾀했다. 기존 영업그룹을 중앙영업그룹, 영남영업그룹, 호남영업그룹으로 분리 신설했다.
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시장그룹'을 신설하고 그룹 내 자금시장본부를 배속했다.
농협은행은 투자상품 사업을 고도화하고 고객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기존 기업투자금융부문 내 '투자금융부'를 'IB사업부' 및 '프로젝트금융부'로 분리해 우량 투자금융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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