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일께 출석 가능성 높아
李대표 직접 언론에 입장 밝힐듯
성남FC 제3자 뇌물 의혹에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출석과정이 언론에 공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야당 대표인데다 그간 혐의를 적극 부인한 만큼 자진해 '포토라인'에 서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이 대표 측에 오는 10~12일 중 가능한 날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 측의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10~12일 전후로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도 언론에 "출석하기로 했으니 그렇게 아시면 되겠다"고 밝혀 출석의사가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법조계와 정계는 이 대표가 검찰 청사 건물에 들어가는 과정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 언론을 통해 검찰의 정치 보복 수사라고 강하게 주장해온 이상 언론을 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청사 지하주차장 등 통로로 언론을 피하는 모양새도 야당 대표로서 석연찮은 부분이기에 비공개 소환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앞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연루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검찰과 협의하에 소환시기를 공개하고 검찰출두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당당히 밝힌 바 있다. 현재 검찰은 이 대표 소환 전부터 신병 처리 여부 등 법리 검토를 고심 중이다. 성남FC 의혹에 연루된 관계자들을 이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조사한 만큼 이 사건 최종 판단만 남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출석하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고강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특히 후원금 성격과 실체, 불법 정치자금 공모 여부 및 대가성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네이버와 차병원 등에 대해선 조사를 마무리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5∼2016년 공익법인 희망살림(현 주빌리은행)을 통해 성남FC에 39억원을 후원했는데, 검찰은 그 대가로 제2사옥 용적률 상향 및 분당수서도시고속화도로 직접 진출입로 설치 등 네이버의 민원을 성남시가 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옛 분당경찰서와 분당보건소 부지에 첨단(줄기세포) 의료시설 조성 추진계획을 세운 바 있는 분당차병원 역시 2015∼2017년 성남FC에 33억원을 후원했다.
2018년 시는 분당차병원과 분당경찰서 부지의 기준용적률을 200∼250%에서 460%로 상향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기업은 검찰 조사에서 '시의 후원금 요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소환조사를 기첨으로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법조계와 정계 일각에선 검찰이 이 대표를 구속기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대표가 야당 대표인 데다 민주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