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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기온 오르니… 천연가스 가격은 뚝

2월 선물가격 여름고점比 57%↓
러시아 ‘서방 압박’ 야심에 제동

국제 천연가스 시세가 이례적으로 따듯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날씨로 인해 자원으로 서방을 압박하려는 러시아의 야심이 무색해졌다고 평가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을 인용해 이날 미국 천연가스 2월 선물 가격이 100만Btu(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4.172달러로 장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고점 대비 57% 추락한 가격이다.

같은날 네덜란드 가상거래소인 TTF에서는 올해 2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이 전날보다 11% 내려간 1㎿h(메가와트시)당 64.4유로에 거래됐다. TTF 시세는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가격 지표로 쓰이며 4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해 1월 수준이다. TTF 시세는 지난해 8월 26일에 1㎿h당 345.7유로에 달하기도 했다.

WSJ는 올겨울 북반구에서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나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가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현재 캐나다와 미국 국경의 북동부 오대호 인근과 오하이오강 주변의 온도가 겨울임에도 영상 15도 안팎인데다 동남부 지방의 기온은 26도까지 올랐다고 지적했다. 미 에너지 컨설팅업체 EBW애널리틱스그룹의 일라이 루빈 선임 분석가는 해당 지역들이 지난달 혹한의 겨울 폭풍을 겪었지만 이번 주에는 평년보다 2배 가까이 따듯하다고 내다봤다.

유럽 날씨도 겨울 같지 않다. 올들어 스위스 서북부 쥐라에서는 기온이 20도를 넘었고, 폴란드 바르샤바는 18.9도, 체코 자보르니크는 19.6도, 스페인 빌바오는 25.1도까지 치솟았다.

인도에서도 이상 기온이 관측됐다. 5일 인도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의 평균 기온은 21.49도로 평년 기온(20.49도)보다 1도 높았다.
인도 기상청은 지난달 평균 기온이 122년만에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하던 유럽의 경우 미국과 중동 등에서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면서 재고에 여유가 생겼다. 미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은 전년보다 약 8% 증가한 일평균 3억16만㎥로 일평균 3억300만㎥를 수출한 호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