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한 '나치 보물상자' 위치 지도.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의 한 시골마을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병사들이 1500만 파운드(약 228억 원)의 보물을 숨긴 곳으로 지목되자 보물 사냥꾼들로 북적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가 최근 75년의 비밀유지 기간이 지남에 따라 2차 대전 직후 생성된 공문서 1300여건을 공개했는데, 공문서 중 보석을 숨긴 탄약상자의 위치가 기록된 지도가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보물이 숨겨졌다고 지목된 동부 시골마을 오메런에는 금속탐지기와 삽 등으로 무장한 보물 사냥꾼들이 들판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해당 지도에는 1944년 8월 동부 소도시 아른험 지역을 점령했던 나치 병사들이 폭격으로 파괴된 은행에서 약탈한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보석류와 금화, 은화 등을 탄약상자 4개에 담아 퇴각하다가 묻어둔 지점이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 상자의 가치는 1500만 파운드(약 228억 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이 보물의 존재는 2차 대전 종전 직후부터 알려져 있었고 공식 발굴 작업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 지도는 보물 상자를 묻은 병사 중 한 명인 '헬무트 S'라는 남자로부터 흘러나왔으며, 이후 네덜란드 기관인 베헤이르스연구소에 넘겨졌다.
베헤이르스연구소는 지난 1946~47년 3차례에 걸쳐 보물 상자를 수색했고, 이 중 3번째 수색에는 당시 독일에 살고 있던 헬무트 S를 데려와 참여시켰지만 보물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네덜란드 정부 관리들은 독일 병사들이 보물 상자를 묻는 것을 목격한 지역 주민이 보물을 이미 캐냈거나 실종 상태인 독일 병사가 와서 보물을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랏바우트대 역사학자 요스트 로센달 교수는 "헬무트 S는 1994년 8월 아른험의 한 은행이 폭격 받은 뒤 거리에서 보석들을 주워 담았다고 말하지만 그달에 아른험은 폭격을 받은 적이 없다"며 "그의 주장은 사실일 리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발굴 실패 소식과 학자들의 지적에도 보물을 찾으려는 보물 사냥꾼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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