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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전 결혼'은 옛말… 30대 신부가 20대보다 많다 [만혼·저출산 고착화]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첫 추월
초산 32세로 늦어져 저출산 요인
작년 평균 자녀 0.66명 '최저'

'서른 전 결혼'은 옛말… 30대 신부가 20대보다 많다 [만혼·저출산 고착화]
만혼이 고착화되면서 지난해 30대 신부가 20대 신부의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과거에는 20대가 혼인 적령기였지만 이제 30대 혼인이 더 많아진 것이다. 초산연령이 늦어지고 육아부담으로 자녀 수가 줄어들면서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성 초혼' 30대가 20대 추월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0대 여성 초혼 건수가 20대 여성을 추월했다. 2021년 연령별 여성 초혼은 30대가 7만6900건(49.1%)으로 절반에 달했다. 뒤이어 20대 7만1263건(45.5%), 40대 6564건(4.2%), 10대 798건(0.5%), 50대 724건(0.5%) 순이었다.

남녀 모두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결혼식장에서 30대 신부를 보는 경우가 더욱 흔해진 것이다. 2021년 총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이었다. 이 중 여성이 초혼인 경우는 15만7000건이었다.

20대 초혼은 과거에 비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20대 여성 결혼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20~30년 새 30대 결혼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1990년 20대 여성 초혼 건수는 33만3000건으로 30대 여성(1만9000건)의 18배에 달했다. 2000년에는 20대 여성 초혼은 24만1000건으로 30대 여성(3만1000건)의 8배, 2010년에는 20대 17만3000건으로 30대의 약 2배였다.

이에 따라 여성의 초산연령도 32세로 크게 늦어지면서 육아부담 등 저출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낸 2022 한국경제 보고서를 보면 한국 여성의 평균 초산연령은 1993년 26.23세에서 2020년 32.30세로 6.07세 늦어졌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020년 27만2300명, 2021년 26만600명으로 역대 최저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평균인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으로 OECD 꼴찌였다.

■평균 자녀수 0.66명 최저 수준

여성 합계출산율이 낮아지면서 가정의 자녀 수도 크게 줄고 있다. 2021년 자녀가 있는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54.2%에 그쳐 전년보다 1.3%p 줄었다. 평균 자녀 수는 0.66명으로 0.02명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나서면서 자녀 수도 줄어들고 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 비중은 외벌이 부부보다 10.9%p 낮게 나타났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0.59명에 그쳐 외벌이 부부에 비해 0.15명이 적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