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 준비 완료되는 3월 시행 예정
50만원부터 100만원 한도. 금리는 15.9%
[파이낸셜뉴스]
이르면 3월부터 소액 급전이 필요한 취약층에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긴급 생계비대출이 시행된다. 이른바 '휴대폰깡'이 성행할 정도로 서민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긴급 생계비 대출에 금융당국이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다. 금리는 연 15.9%를 기본으로 차주가 성실하게 상환할 경우 연 13%로 금리를 낮춰주고 차주가 직접 방문해야만 대출할 수 있다. 다만 긴급 생계비대출 관련 예산이 국회 심사과정에서 올해 본예산에 반영되지 못해 '시범사업'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오는 3월 긴급 생계비대출을 시행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긴급 생계비대출을 위한 전산시스템을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3월경에는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출금액은 50만원으로 시작하되 차주 상황에 따라 최대 100만원까지 빌려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리는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상품 금리인 15.9%를 적용하되 차주가 성실하게 상환할 경우 연 13%로 금리를 낮춰주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주는 내용도 검토되고 있다.
또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차주가 직접 방문해 생계비를 대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코로나19 손실지원금 사례에서 지적됐듯 본래 취지와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차주가 직접 상환계획을 설명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당초 계획보다 대출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해 당정협의를 통해 긴급 생계비대출을 포함한 금융취약계층 지원 확대 정책에 합의했다. 그러나 예산확보가 불발되면서 당초 2000억원으로 시작하려 했던 긴급 생계비대출도 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초 긴급 생계비 대출 한도를 100만원으로 가져갔는데 당에서 더 올려야 하지 않느냐고 해서 구체적인 안도 만들었지만 정작 예산에는 한 푼도 반영이 안됐다"며 "일단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1000억원으로 시작하고 한도가 소진될 경우 국회에 예산편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긴급 생계비대출이 시범사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00억원은 50만원씩 빌려줄 경우 20만 명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한편 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불법 사금융이 활개를 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의 신고 건수는 2020년 7351건에서 2021년 9238건으로 늘었고 지난해 8월까지 6785건에 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긴급생계비 대출 대상자는 대부분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인 만큼 불법 사금융으로 넘어가는 사람을 일부라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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