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40%, 한국의 절반이상 상대국에 부정적
북 미사일 능력 입증, 유사시 주일 미군기지 겨냥
일본 일각선 미북 관계 해빙 시 일본 이익 무시될 것 염려도
한미일 3국 정상이 29일 오후(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 의회 보고서의 분석에 의하면 한·일 갈등이 북한 위협에 대한 한·미·일 3국의 효과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새로 출범한 미 의회가 타이완 정책을 재편할 경우 미·일 간 정책 차이도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갱신한 미·일 관계 보고서에서 “한·일 간 씁쓸한 관계가 미국과의 효과적인 3국 협력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며, 특히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예로 들었다.
이어 “한·일 관계 악화는 대북 정책과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에서 3국 협력을 어렵게 해 미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양국 정부가 신뢰를 심화하기 위해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인 역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리고 일본 지도자들이 윤 정부의 노력에 화답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비록 2021년과 2022년 사이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많은 여론조사에서 일본 응답자의 40% 이상과 한국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상대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118대 미 의회에서 입법을 통해 미국의 타이완 정책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사이에 정책적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관여하게 되는 군사적 비상사태가 발생한다면, 주일미군기지들이 크게 개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일본에 대한 미 의회 활동의 또 다른 요소는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 더 큰 공조를 독려하는 것이라며, 특히 자주 문제가 되는 한·일 관계를 꼽았다.
또 “특히 일본 자민당 보수주의자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양보는 인기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선택지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현재 양국 간 큰 쟁점 중 하나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와 관련해 윤 정부는 해당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피하기 위해 한국 정부 기금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일본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에 직면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한국 국회 다수당인 야당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정적인 반응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일본은 북한에 강경책을 취해 왔다“며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역량이 입증된 만큼 일본은 북한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며 “북한이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본에 있는 미군 기지들을 겨냥할 수도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대북 정책에 대한 미·일 간 공조는 미국 지도자들의 접근 방식에 따라 요동쳤다”며 “일반적으로 미국이 북한과 외교에 관여했을 때 일본 지도자들은 납북자 문제가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일본인들은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고, 미북 관계 해빙 시 북한에 대한 일본의 이익이 무시될 것이라고 염려한다는 분석이 많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