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개선방안’ 15일 발표
금융감독원 “저축銀 특성 반영해 별도의 대책 세워”
PF횡령, 작업대출 등 고위험업무 내부통제 지침 마련
'저축은행 내부통제 개선방안' 주요 내용. 금융감독원 제공.
[파이낸셜뉴스]최근 저축은행업계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횡령과 1조2000억원 규모의 불법 작업대출 등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이 칼을 빼 들었다. PF대출, 개인사업자대출, 자금관리, 수신업무 등 저축은행의 고위험업무와 관련한 내부통제 대책을 새롭게 마련했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과 함께 TF를 구성해 저축은행 업계 특성에 맞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방안은 △4대 고위헙엄무 사고예방대책 마련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절차 개선 △준법감시 등 역량제고 및 사고예방조치 실효성 제고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업계 자정능력 강화를 목표로 설계됐다.
우선 PF대출 사고예방을 위해 직무 분리를 강화한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는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KB저축은행(94억원), 모아저축은행(54억원), 페퍼저축은행(3억원), OK저축은행(2억원)에서 횡령 사실이 나타났고 최근 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도 PF대출 담당 직원이 8억원 가량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PF대출의 경우 영업, 심사, 자금송금, 사후관리 등의 업무에 담당 부서(또는 담당자)를 명확히 직무 분리했다. 최근 PF대출 금융사고는 PF 영업과 자금송금업무의 직무분리 미흡, 수신계좌 전산입력 시 실제 수취인명 임의 변경, 자금인출요청서 위조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PF 대출금이 사전에 등록된 지정계좌로만 입금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회사 공용메일을 통해 자금인출요청서를 수신하는 등 위변조 방지책도 시행된다.
개인사업자대출 사고 예방을 위해 제출서류의 진위확인도 강화한다. 대출 증빙은 전자세금계산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원칙적으로 진위확인이 가능한 자료를 확인하고 예외적으로 진위확인이 어려운 서류가 제출된 경우 현장방문, 유선전화 등 추가 확인절차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저축은행의 사업자 주담대 취급 실태를 집중 점검한 결과 5곳의 저축은행에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부당 취급 사례를 파악한 바 있다.
자금송금 시 본인 전결금액 이하로 분할 송금하는 방식을 이용하거나 전표, 통장 등 중요증서 및 인감을 임의 도용하여 사고가 발생하자 고액 자금거래에 대한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주요 자금인출건에 대해 승인절차를 강화하고, 자점감사 및 준법감시부 사전·사후점검을 실시한다.
또 직원이 고객 연락처를 만기도래 전 임의로 변경하고, 정기예금 고객의 만기가 지난 후 미해지된 예금을 임의로 해지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수신업무에 필요한 OTP, 인증서 등 중요실물에 대한 별도 담당자를 지정하여 관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신업무 담당자만 전산시스템 접근권한을 부여하고 고액 수신거래 시 3단계 승인절차를 설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업무취급절차 개선을 위해 직무분리가 필요한 필수직무를 내규에 반영하고, 직무분리 대상거래 및 담당자를 관리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사고발생 우려가 높은 거래에 대한 직무분리 기준이 미흡하고, 업무분장을 임의로 변경할 경우 사고 인지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어왔다.
올해 중 신분증 사본판별시스템도 도입한다. 최근 타인의 신분증을 촬영·칼러복사 방식으로 도용해 비대면계좌를 개설 후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전자금융사기가 증가한 것에 따른 조치다.
준법감시조직 등의 역량도 제고한다. 현재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준법감시인력이 다른 업무를 겸직하는 등 컴플라이언스 기반이 미흡하고, 일부 저축은행은 준법점검대상에서 본점을 제외하는 등 허점이 발생해왔다. 이에 내부통제 담당 임직원의 과도한 겸직을 해소하고 준법점검대상을 본지점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명령휴가 대상에 고위험직무 담당자 및 동일 부서, 직무 장기근무자도 포함된다. 최근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명령휴가제 대상이 협소하고 순환근무제 시행 비율이 저조해 사고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운영기준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업계 자정능력 강화도 나선다. 저축은행업계와 중앙회가 공동으로 금융사고 예방대책 관련 세부 운영기준 등을 포함한 ‘금융사고 예방지침 표준안’을 마련한다. 사고예방 문화 정착을 위해 임직원 교육 강화 및 사고예방 캠페인도 실시해 내부통제 문화 확산도 유도한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1·4분기 중 이번 개선방안을 자체 실정에 맞게 내규에 반영해 시행할 계획이다. 누적송금액 기준 전결권 신설, 신분증 사본 판별시스템 도입 등 전산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과제는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내규 반영 및 전산개발 등 필요 과제의 이행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며 상시감시 등을 통해 개선방안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미흡 사항은 개선하도록 적극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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