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입국 의사 밝힌 '의형제' 배상윤 회장 행보도 초미 관심
1월10일(현지시간)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오른쪽)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CBS노컷뉴스 제공) 2023.1.12/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검찰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관련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혐의 소명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태국 현지 이민국에 체포된 김 전 회장은 17일 항공편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의 최종 윗선으로 지목된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면 자금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가 예상된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관련자 진술 등으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자금 출처 및 용처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 신병 확보는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 수사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부인할 수 없는 일부 혐의 외에는 결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은 태국 현지에서 이뤄진 KBS와의 인터뷰에서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해 "회사에 피해를 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비즈니스하려고 개인 돈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북송금 의혹에는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회사 자금 유용 혐의는 전면 부인한 셈이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만날 계기도 없고 만날 이유도 없다. 그 사람을 왜 만나냐"며 "이재명 때문에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 전화 통화도 한 적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자본시장법 위반', '미화 밀반출', '대북송금' 등 제기된 혐의의 대면조사에 앞서 선제적 여론전을 예고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회장과 '의형제'로 알려진 배상윤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쌍방울그룹과 대북송금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배 회장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도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하와이 골프장 인수 등을 위한 비즈니스 출장 중일 뿐이라며 도피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배 회장도 최근 자진귀국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배 회장 측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배후로 지목된 이후 과도한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시하며 무고하다는 입장이다.
배 회장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정위 조사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왔다"며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방해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 조사를 2년 가까이 받았는데 검찰까지 나서 수사할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원도를 살리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는데 담합이라고 한다면 그에 준하는 벌을 내리면 되지 않느냐. 의혹 제기로 기업이 망할 처지에 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과 배 회장이 제기된 핵심 의혹·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그간 확보한 물증과 자금추적 상황, 관련자 진술 등에 따라 김 전 회장 압박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과 KH그룹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수사가 성남FC 후원금 및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 결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거나 진행 중 또는 기소가 예고된 사건에서 법원 판결에 따라 수사가 탄력을 얻을 수도,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다만 김 전 회장이 송환거부 소송을 포기한데 이어 배 회장도 조사 협조 입장을 밝힘에 따라 검찰이 외부변수에 휘둘리기 전 실체규명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대장동수사팀은 배임,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이재명 대표에게 설 명절 이후 소환조사를 통보하고 출석 일자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