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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윤 대통령의 UAE 발언에 "부적절, 해명 기다려"

이란 외무부, 윤 대통령의 UAE 발언에 "외교적으로 부적절, 해명 기다려"
윤 대통령, UAE 방문 자리에서 이란을 UAE의 위협으로 묘사
韓-이란, 석유 대금 반환 문제 아직 해결 못 해

이란, 윤 대통령의 UAE 발언에 "부적절, 해명 기다려"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8년부터 석유자금 동결 문제로 한국 정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란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 관련 언급이 부적절하다며 한국의 해명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의 나세르 카나디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이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며 이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나디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봤을 때 그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 이란의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 이와 관련해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전개를 완전히 모른다고 주장했다. 카나디는 이번 사안에 대해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인 15일 UAE에 주둔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분이 왜 UAE에 오게 됐느냐,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UAE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두 나라는 서로 여러 가지 군사적인 협력을 하고 많은 군사적 정보,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와 UAE는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UAE는 이웃한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한 외교 노선을 걷고 있다. 동시에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마주하며 긴장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UAE는 2015년부터 이어진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와 함께 수니파 정부군을 지원했으며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란은 이번 발언 이전부터 한국 정부를 주시하고 있었다. 미국은 지난 2018년에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면서 이란에 가하던 제재를 복원하고 이란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 역시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과 석유 무역을 하던 이란은 제재 복원 이후 한국에서 석유 수출 대금으로 받았던 70억달러(약 8조6667억원)를 가져가지 못했다. 이는 동결된 이란의 해외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란은 2021년 한국 선박을 나포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며 한국 내 이란 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중이다. 이란 외무부는 지난해 6월에도 윤석열 정부를 언급하고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동결 자금 문제를 위한 어떤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는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재 한국과 이란의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